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
글렌데일 소녀상 찾아 헌화
황금자 할머니 영정 앞 조의
“일본군, 수십만명에 상상못할 고통
역사 인정하고 행위 사죄해야 한다”
2월 한·중·일 방문…아베 면담 예정
글렌데일 소녀상 찾아 헌화
황금자 할머니 영정 앞 조의
“일본군, 수십만명에 상상못할 고통
역사 인정하고 행위 사죄해야 한다”
2월 한·중·일 방문…아베 면담 예정
미국의 외교정책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이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을 참배하고 일본 정부에 위안부 강제동원 사실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로이스 위원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글렌데일의 소녀상을 찾아 헌화한 뒤 허리를 굽혀 최대한 예의를 갖췄다. 이어 최근 타계한 위안부 피해자 황금자 할머니 영정 앞에서 조의를 표했다. 그는 영정 앞에 마련된 분향소에 무릎을 꿇고 앉아 분향했다.
지난해 7월 글렌데일에 소녀상이 세워진 이후 미국 연방 의원이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일본 정부에 적지않은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스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황금자 할머니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손에서 상상할 수 없는 잔인한 고통을 당했던 수십만명의 여성 중 한사람으로 16살 때 위안부로 강제 동원됐다”며 “우리는 이런 과거를 잊어서는 안 되며, 그렇지 않으면 과거를 되풀이할 운명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2007년 하원을 통과한 위안부 결의안의 공동 발의자 중 한명이라고 소개한 뒤, “역사를 인정하고, 책임을 받아들이며, 과거 행위를 사죄하는 것이 치유에 필요한 한 부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발의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로이스 위원장은 “너무나 큰 고통을 겪었던 피해자들이 생존해 있다. 우리는 역사를 인정해야 한다”고 일본을 압박했다. 그는 또 “미국은 과거 노예와 아메리카 원주민에게 어떤 일을 했는지 모두 다 배워서 안다”며 “일본의 전쟁범죄 역시 우리는 책에서, 교실에서, 그리고 공공장소에서 배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글렌데일 소녀상은 인권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것이며 평화를 추구하는 상징”이라면서 일부 일본 정치인의 철거 요구는 어불성설이라는 견해를 분명히 밝혔다.
로이스 위원장은 “아시아의 모든 동맹국들이 다 함께 협력하는 게 나의 소망”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2월 중순 한국·중국·일본을 방문하며, 일본에선 아베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재미동포 권익옹호 단체인 시민참여센터의 김동석 상임이사는 “로이스 위원장의 지역구인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의 한인들이 최근 면담에서 로이스 위원장이 아베 총리를 만나면 반드시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비판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하원의원 3명은 지난달 29일 존 케리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최근 의회를 통과한 ‘위안부 법’ 이행을 촉구하고 나서는 등 미국 의회의 대일본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스콧 가렛(공화·뉴저지), 빌 패스크렐(민주·뉴저지), 애덤 쉬프(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은 이날 공동 명의로 보낸 서한에서 “케리 장관은 일본 정부가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의 위안부 운영에 대해 사죄할 것을 독려하라”고 요청했다. 지역구 내에 위안부 추모시설을 설치한 바 있는 이들 의원은 “피해자들은 너무 오랜기간 마땅히 누려야 할 존엄과 마음의 평화를 부정당해 왔다”며 “케리 장관은 일본 정부로 하여금 기본 인권을 위반한 비극적 사실을 인정하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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