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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뒤끝 작렬’ 클린턴 부부…‘배신자 리스트’ 만들어 응징

등록 2014-02-10 15:36수정 2014-02-10 21:17

2008년 당내 경선서 오바마에 패한 뒤 7그룹 분류
케리도 포함…2016년 힐러리 대선 출마 대비 포석
2008년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 당내 경선이 끝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보좌진들은 워싱턴 인근 알링턴에 있는 선거 사무실에서 색다른 작업을 했다. 경선 때 클린턴 후보를 지지한 ‘충성파’와 버락 오바마 당시 상원의원 쪽에 줄을 선 ‘배신자’의 목록을 엑셀 파일로 만들었다.

이들은 정치인들을 충성도에 따라 1부터 7까지 분류했다. 클린턴 후보를 끝까지 지지한 정치인은 ‘1’, 클린턴 부부가 선거자금 모금을 해줬거나 자녀들이 좋은 학교에 가도록 추천서를 써주는 등 각종 호의를 베풀었으나 오바마 후보 지지로 돌아선 정치인은 ‘7’이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7로 분류됐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케리 장관이 2004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을 때 심장수술을 받고도 지원 유세에 나섰지만, 그로부터 4년 뒤 케리는 오바마를 지지했다.

이런 내용은 백악관 취재를 맡아온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의 조너선 앨런 기자와 <더 힐>의 에이미 판스 기자가 쓴 신간 에 담겨 있다. 두 기자는 7로 분류된 정치인들을 “힐러리의 (정치적) 제거 대상 명단”이라고 칭하며 “클린턴 부부는 우군은 보상하고 배신자를 처벌할 결정을 신속하게 내리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손 안에 쥐었다”고 전했다.

그런데 클린턴 부부는 이런 정치인 분류를 이후 정치 활동에 적용해왔다고 <뉴욕포스트>가 9일 보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2012년 총선에서 4년 전 자신들의 편에 선 인사들을 추천서나 지지 서신, 정치적 조언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도운 반면에 ‘배신자’를 응징했다고 신문이 짚었다.

예컨대, 클린턴 전 대통령은 2012년 총선을 앞두고 뉴저지주에서 열린 민주당 경선에서 4년 전 오바마를 지지한 스티브 로스맨 대신 빌 파스크렐을 지원했다. 그 덕분에 파스크렐이 로스맨한테 낙승했다. 펜실베이니아주의 민주당 경선에서도 클린턴의 지원을 받은 마크 크리츠가 승리했다. 크리츠와 경합한 제이슨 알트마이어 전 의원은 4년 전 클린턴 부부의 끈질긴 구애에도 오바마 쪽에 선 인물이다.

이런 태도는 2016년 힐러리의 대선 출마에 대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오바마의 재선 성공을 위해 열정적으로 뛰면서도 힐러리의 차기 대선 가도에 조금이라도 불리하게 작용할 만한 행동은 철저하게 배제했다. 실제로 그는 매사추세츠주에서 상원의원에 출마한 엘리자베스 워런을 위해 찬조 연설을 해달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을 거절했다. 여성인 워런이 힐러리의 대세론을 위협할 수 있는 대항마로 꼽혔기 때문이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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