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보당국 북 군사력 평가
“전방 전력, 물자 부족 등 문제있어”
1년 전과 달리 ‘북, 남침 포기’ 판단
“전방 전력, 물자 부족 등 문제있어”
1년 전과 달리 ‘북, 남침 포기’ 판단
미국 정보당국은 북한이 재래식 군사력을 이용한 공격보다는 방어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도 억지력 강화를 위한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마이클 플린 미국 국방정보국(DIA) 국장은 11일(현지시각)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 보고서에서 북한의 군사력과 군사 대비 태세를 평가하며 “전방에 배치된 대규모 재래식 전력은 남한에 대한 공격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북한군은 물자 부족, 장비 노후화, 훈련 부족 등의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한은 무력을 통한 한반도 통일 시도가 실패할 것이고 남한에 대한 대규모 공격은 엄청난 반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최근의 재래식 군사력 개선은 북한의 방어 역량과 제한적 도발 수행 능력(특히 비무장지대와 서해)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 정보당국이 북한이 전면적인 남침 전략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뜻이다. 1년 전인 지난해 4월 공개한 국방정보국의 같은 보고서엔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 개선이 방어 역량에 집중하고 있다’는 내용이 없다. 1년 사이에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에 대한 미국 정보당국의 평가가 달라진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국방정보국은 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개발과 관련해서도 이를 북한의 억지 역량 강화 차원으로 해석해 눈길을 끈다. 보고서는 “북한의 군사훈련은 기본적인 역량을 유지하는 것 이상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북한은 재래식 군사력 부족 탓에 억지 역량, 특히 핵기술과 탄도미사일을 개선하는 데 집중해왔다”고 밝혔다. 이런 내용은 지난해 보고서에서는 전혀 언급돼 있지 않았다.
아울러 미국 정보당국은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가 당과 군의 세대교체를 통해 권력을 공고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린 국장은 “김정은은 북한의 지도자가 된 이후 당과 군의 많은 고위직을 교체하고 재배치했다”며 “핵심 요직에 자신과 긴밀한 관계가 있는 젊은 인사들을 배치했다”고 말했다. 최근 장성택 처형과 관련해 “계파 조직이나 김정은에 대한 도전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그는 풀이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김정은 지도 하의 권력 구조 유지, 비정상적인 경제의 개선, 정권을 위협할 수 있는 외부요인 억제 등을 국가적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이날 상원 군사위에 제출한 서면 보고서에서 “정권을 장악한 지 2년이 지난 현재 김정은은 유일 지도자이자 최종 결정권자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화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김정은은 인사 교체와 숙청 등을 통해 장악력을 강화하고 충성심을 강요하고 있다”며, 역시 장성택 처형을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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