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TPP 연내타결’ 바쁜 걸음

오늘 북미정상회의서 관련 논의
앞뒤론 싱가포르서 수석대표 교섭
4월 한·일 등 순방 주요의제 삼기로
미 민주당 내부 반대 극복이 관건

※ TPP :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미국이 미주·아시아·태평양지역을 아우르는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티피피)의 연내 타결을 위해 다시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등 협상 대상국과 민감한 현안을 해결해야 함은 물론이고 미국 민주당 내 반대파를 설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출범 20돌을 맞아 19일 멕시코 톨루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 정상회의는 나프타 당사국인 미국·캐나다·멕시코 3개국의 무역 환경을 개선하려 고안된 협의체다. 오바마 대통령은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 및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만나 티피피 협상을 진전시킬 방안을 논의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4월 한국·일본·필리핀·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 순방 때도 티피피 협상을 주요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최근 오바마 대통령의 멕시코 방문을 앞두고 한 전화 브리핑에서 “협상을 올해 안에 완전히 끝낸다는 게 목표”라며 “현재 해결하기 어려운 민감 품목의 협상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부분에서 진전이 이뤄졌으며 협상 당사국들과 민감한 마지막 현안과 관련한 양자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티피피 참가국들이 17~21일 싱가포르에서 수석대표 교섭, 22~25일 각료회의를 진행하는 등 실무 협상을 본격화하고 있다. 마이클 프로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싱가포르 회의를 앞두고 지난주 워싱턴에서 일본의 티피피 담당 각료인 아마리 아키라 경제재생담당상과 만나 중점 협의 사항 등을 사전에 조율했다.

일본에선 지금까지 미-일이 중심이 돼 추진해 온 티피피의 운명이 이들 회의에서 결정되리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해 일본 언론들은 일본 정부가 ‘성역 5개 품목’으로 불러온 쌀, 유제품, 쇠고기·돼지고기, 밀류, 사탕류와 관련해 미국 쪽에 일정 정도 진전된 양보안을 내놓으리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아마리 티피피 담당상은 17일 기자회견에서 “내일부터 서로 (자신이 가진) 카드를 내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리 담당상은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그러나 <아사히신문>은 “농산물 주요 5개 품목 가운데 미국이 수출을 늘리고 싶어하는 쇠고기·돼지고기의 관세 인하 또는 철폐”에 관한 내용이리라고 예측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민주당 의원들이 자유무역 협상에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무역협상 타결이라는 중대 통상정책과 선거 승리라는 긴급한 정치적 목표의 충돌에 직면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7일 짚었다. 민주당의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와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는 티피피 타결에 필수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무역협상촉진권한(TPA·일명 패스트트랙)을 부여해달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을 무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자유무역협정으로 무역이 확대되면 미국 내 소득격차가 확대되는 부작용이 생기리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오바마 행정부는 아시아 국가들과 잠정 타결안을 의원들에게 제시함으로써, (11월) 중간선거 이후에 의회가 무역협상촉진권한을 부여해주길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도쿄/박현 길윤형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