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러·중 ‘완력 과시’에 떠는 미 동맹국들…오바마 외교 시험대에

등록 2014-03-20 20:14수정 2014-03-20 22:51

러 크림 합병에 발트3국 등 불안
중 영유권 힘자랑에 아시아도 긴장
미 ‘동맹국 달래기’ 외교 난제 부각
오바마 유럽·아시아 순방 대응키로
석달 전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동북아 3국을 순방했다. 그는 당시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선포로 한껏 높아진 긴장을 완화시키는데 진땀을 빼야 했다. 그는 이번엔 폴란드와 발틱3국을 방문 중이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으로 불안을 느끼는 동맹국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다.

아시아에선 중국, 유럽에선 러시아의 완력 과시로 미국의 동맹국들이 불안에 떨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고 <뉴욕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과 러시아 사례가 조금씩 다르지만 두 나라가 민족주의를 등에 업은 야심만만한 강국이라는 점, 그리고 ‘전쟁 피로증’에 걸려 외국의 분쟁에 휘말리기 꺼리는 미국의 상황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 시진핑과 블라디미르 푸틴이라는 강력한 지도자가 이끌고 있다는 점 등에서 유사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이들 의심스러운 강대국의 동기와 수단, 향후 행보를 해독하는 데는 심리학과 지정학적 분석을 필요로 한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주요한 외교현안으로 이 두 나라에 몰두해야 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중·러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대응은 유사한 점이 있다. 동맹국들에게 안보조약을 준수하겠다고 강조함으로써 안심시키는 한편으로, 아시아에선 B-52 전략 폭격기를 출격시키고 유럽에선 순찰용 전투기를 증편하는 등 위력을 과시하는 방식을 택했다.

오바마 행정부 관리들은 현재로선 중국보다 러시아를 다루기가 더 어렵다고 말한다. 중국이 동·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천천히 나아가는 반면에 러시아는 대담하게 속전속결로 크림반도를 합병했기 때문이다. 또 중국은 방공식별구역 선포 직후 한·미·일의 반발에 신중한 행보를 보이는 반면에 러시아는 미국과 유럽의 제재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 관리들은 중장기적으로는 러시아보다 중국을 다루기가 훨씬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일부 미국 관리들은 중국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다오위댜오)에 군대를 투입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안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정치컨설팅업체인 유라시아그룹 설립자인 이언 브레머는 “중국의 군사력이 급팽창하고 있어 미국 동맹국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며, 중국은 러시아보다 훨씬 큰 위협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전문가들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국내 문제를 관리하기 위해 안정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점에 미국 정부가 안도하고 있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도 더 큰 갈등을 일으킬 위험을 떠안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니콜라스 번스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은 “푸틴은 이성적이며 미국의 힘을 존중한다”며 “그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안보 보장을 받고 있는 에스토니아·라트비아·폴란드 같은 동맹국들을 위협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미국외교협회(CFR)의 로버트 대닌 수석연구원은 “러시아는 쇠락하는 경제와 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전통적인 군사 강국인 반면에 중국은 강력하고 성장하는 경제적 토대에 뿌리를 둔 군사 강국”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주 브뤼셀에서 유럽 동맹국들과 만나고, 다음달에는 한국·일본·말레이시아·필리핀 등 불안해하는 중국의 이웃들을 순방하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