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 캠페인·벌금 주효
공화당에선 “폐지 노력” 찬물
공화당에선 “폐지 노력” 찬물
“아마겟돈(대재앙)은 도래하지 않았다. 대신에 이 법은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을 돕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미국인들을 도울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에 따른 신규 보험가입자가 710만명에 이르렀다면서, 이 법의 성공적 출발을 선언했다.
백악관은 지난해 10월 오바마케어 가입자 신청을 받기 시작하면서 올해 3월까지 첫 등록기간중 700만명 가입을 목표치로 제시했다. 그러나 첫날부터 가입용 웹사이트가 먹통이 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오바마케어에 대한 여론이 급격히 악화해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었다. 1965년 사회보장법 시행 이래 반세기만의 최대 사회보장 확대라는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는 이 법은 오바마의 최대 치적에서 최악의 정치적 악재로 돌변했다.
그런데도 결국 700만명 가입 목표치를 달성한 데는 몇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우선, 건강보험을 들고자 하는 잠재적 수요자가 엄청나게 많다는 점이다. 미국에선 건강보험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4800만명에 이른다. 또 오바마와 민주당 지지세력들이 마치 선거운동을 하는 것처럼 무보험자가 많은 지역에서 대대적인 가입 캠페인을 벌인 것도 작용했다. 여기에다 가입을 하지 않을 경우 어른 1명당 벌금이 올해 95달러에서 2016년에는 695달러로 늘어나는 등 벌칙이 크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 법이 성공적으로 시행되기까지는 앞길이 순탄치 않다. 당장 백악관이 발표한 710만명이란 숫자를 신뢰할 만한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들이 첫 보험료를 냈는지, 앞으로도 낼 것인지, 신규 가입자가 얼마나 되는지 등이 쟁점이다. 공화당은 여전히 이 법의 폐지를 천명하고 있는 등 기존의 찬반구도가 사그라질지 않고 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공화)은 성명을 발표해 “공화당 의원들은 이 법의 폐지를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오바마케어 역풍에 시달려온 민주당 의원들은 목표치 달성 소식에 크게 고무된 표정이지만, 선거 승리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뉴욕타임스>는 “목표치 달성이 정치적으로 중요하긴 하지만 행정부 관리들은 이미 냉담해진 여론이 가까운 시일 안에 바뀔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의회예산국(CBO)은 오바마케어 가입자가 내년에 1300만명, 2016년에 22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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