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 사경 기능전수자인 외길 김경호
기능전수자 김경호씨 역작 선봬
한국 전통 사경 기능전수자인 외길 김경호(사진)가 미국 뉴요커들을 사경 삼매에 빠뜨린다.
‘김경호 사경 초대전’이 오는 5월3일까지 뉴욕 맨해튼 첼시에 있는 갤러리호에서 열린다. 코리아아트포럼이 기획하고 뉴욕한국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전통 사경전은 작가 생애를 통틀어 최고로 꼽히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화엄경약찬게’는 작품 전체 크기가 가로 360㎝·세로 31㎝로, 군청색 종이인 감지에 금가루인 금니와 은가루인 은니·채묵·먹 등을 사용해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썼다. 1㎝ 크기의 작은 불상 약 800구를 그린 뒤 그 불상의 복장 안에 화엄경약찬게를 한 글자씩을 봉안한 작품이다. 뉴욕의 상징물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그려 넣었다.
사경이란 마음을 집중해 불교 경전을 한 자 한 자 베껴쓰는 것으로 대표적인 불교 수행법의 하나다. 김 작가는 국내 유일의 전통 사경 기능 전승자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그의 작품이 보관돼 있다.
김 작가는 시인이자 서예가, 그리고 <사경개론서>를 저술한 학자이기도 하다. 동국대에서 전통 사경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1997년에 대한불교조계종과 동방연서회가 공동주최한 최초의 사경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사경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서 국가가 진행한 전통사경의 연구 및 복원 프로젝트에 다수 참여했다
김 작가는 “우리의 전통 사경이 세계 문화예술의 중심지인 뉴욕 한복판에서 전시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며 “한국 전통 사경의 세계화에 초석을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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