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먼저 양보’ 요청에 미 요지부동
미 “북한 비핵화 진정성 요구” 반복
미 “북한 비핵화 진정성 요구” 반복
지난주 미국 뉴욕·워싱턴에서 열렸던 미국과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에선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 방안과 관련해 진전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들의 말을 종합하면, 우다웨이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의견 차이를 축소시켰다”고 말했으나, 이는 실제 협상 내용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지난달 평양을 다녀온 우다웨이 대표가 내민 북한의 협상안과 미국이 제시한 협상안은 2012년 2·29 합의 당시의 상호 이행사항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전제조건 없는 대화’ 주장을 고수한 데 더해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 등 대북 적대시 정책의 폐기도 요구했다. 모든 것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 테니 일단 조건 없이 만나 협상을 하자는 것이다.
반면,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사전조처를 취해야 한다는 기존 태도를 고수했다. 미국 쪽은 2·29 합의 때는 북한에 영양 지원 24만t을 약속했으나 지금은 이것도 주지 못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소식통은 “중국이 북-미 간에 중재를 하기에는 양쪽의 입장 차이가 너무 컸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중국 쪽은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미국이 먼저 양보를 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사전조처의 필요성은 인정하나 북한의 반발을 고려해 미국이 ‘문턱’을 낮출 것을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미국 쪽은 양보 의사가 없다면서, 중국이 북한을 더 압박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5일 방한해 내놓을 대북 메시지도 새로울 게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는 행보를 보이지 않는 한, 북-미 간의 교착 국면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워싱턴 외교가에선 앞으로 2~3주가량이 상황 악화냐 대화 재개냐를 가름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소식통은 “이번 시기가 조용히 지나가면 대화 재개를 위한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지만, 핵실험 같은 것이 발생한다면 상황이 다시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베이징/박현 성연철 특파원 hyun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