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전략 개정 추진
미국 국방부는 군 지휘관들이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대량살상무기(WMD)를 사용할 우려가 있는 나라나 테러집단에 대해 핵무기로 예방적 선제공격을 할 수 있도록 핵 전략의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국방부는 또 적국의 확인된 핵과 생물·화학 무기를 파괴하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하는 방안도 개정안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미국의 핵 전략은 1995년 빌 클린턴 대통령 당시 완성된 것으로, 예방적 선제공격이나 대량살상무기의 위협에 대한 핵 공격은 포함돼 있지 않다.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실에서 지난 3월15일 마련한 이런 내용의 초안은 ‘합동 핵 작전 독트린’으로 명명됐으며, 아직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승인은 나지 않았다.
합참의 새로운 핵 사용 독트린은 조지 부시 대통령이 2002년 12월 발표한 예방적 선제공격 전략을 반영한 것이다.
핵 전략 개정안 초안은 △미국이나 다국적군, 우방군, 민간인들을 상대로 한 적의 대량살상무기 사용이나 사용 ‘의도’에 대한 선제공격 △핵무기만으로 안전하게 파괴할 수 있는 적의 임박한 생물무기 공격 등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사령관들이 대통령에게 핵 사용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핵 사용 전략이 확정되면 핵전쟁의 위협이 커질 수 있다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선제 핵공격 전략은 핵무기 보유를 주장해온 북한과 핵 개발을 계속 추진하는 이란 등 부시 대통령이 지목했던 이른바 ‘악의 축’ 국가들을 가상의 적으로 삼을 수도 있어 한반도 안보상황에도 크고 작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미국 의회는 지난해 화학 및 생물학 무기를 대기 중으로 확산시키지 않으면서 파괴할 수 있는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예산을 배정해 달라는 국방부의 요청을 거부했으며, 지하 시설의 핵 등을 파괴할 수 있는 ‘벙커버스터’ 연구 비용 배정도 중단시킨 바 있다.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의 엘렌 토스처 의원은 “위원들은 정부가 의회 청문회도 없이 핵 선제공격 정책을 추진하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hani.co.kr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의 엘렌 토스처 의원은 “위원들은 정부가 의회 청문회도 없이 핵 선제공격 정책을 추진하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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