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계 훌리안 카스트로(39) 샌안토니오 시장
샌안토니오시 카스트로 시장
차기 부통령 후보로 급부상
차기 부통령 후보로 급부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계 훌리안 카스트로(39·사진) 샌안토니오 시장을 연방 주택도시개발 장관에 내정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중남미계의 떠오르는 스타 정치인을 중앙 무대로 불러들이려는 것은 2016년 대선을 염두에 둔 포석일 수 있다고 이 신문은 해석했다.
카스트로 시장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때 37살에 불과했지만, 오바마 대통령 지지를 위한 기조연설자로 지명돼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 때 당시 42살의 무명의 상원의원이었던 오바마 대통령이 존 케리 대선 후보를 위한 기조연설자로 지명되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바 있어 두 사람을 비교하는 시각도 많았다. 카스트로 시장은 쌍둥이 형제인 호아킨 카스트로 하원의원(텍사스주)과 함께 민주당 선거모금 운동의 주 연설자로 각광을 받기도 했다.
카스트로 시장은 2012년 대선이 끝난 뒤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교통장관직을 제안받았으나 이를 거절했다. 유권자들에게 임기 만료일(2015년)까지 시장직을 수행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게 이유였다. 그는 지난달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내 나이가 올해 40살이 된다. 앞으로 2년에서 8년까지 무슨 일이 일어나든 충분한 시간이 있다”며 시장직 고수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가 이번에 마음을 바꾼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는다. <뉴욕타임스>는 지인들의 말을 인용해 주택도시개발 부문이 평소 관심 분야였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주택도시개발 장관은 소득불평등과 빈곤 등 사회 이슈를 다룰 수 있는 분야다.
또 민주당에선 그가 장관직을 맡는 게 전국적인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하다는 조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텍사스주에 있는 샌안토니오는 미국에서 일곱번째로 인구가 많은 대도시이긴 하지만 2016년 대선에서 부통령으로 출마하기엔 경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민주당 쪽은 선거 당락에 큰 영향을 끼치는 중남미계의 표심을 얻기 위해 ‘카스트로 부통령 카드’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공화당 쪽에선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 여러 명의 중남미계 출신 후보들이 포진해 있으나 민주당 쪽은 이에 맞설 인물이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중남미계는 미국 인구의 17% 가량 되고, 2012년 대선에서 중남미계 유권자의 71%가 오바마 후보에 표를 던졌다.
카스트로 시장은 이민자들의 정치 참여를 위한 시민운동을 해온 멕시코계 출신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일찌감치 정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진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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