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공화 양당 지지자들 ‘광고전’
공화쪽 커크형제 민주 비난 맞서
민주쪽 자산가 스타이어도 맞불
공화쪽 커크형제 민주 비난 맞서
민주쪽 자산가 스타이어도 맞불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을 지지하는 억만장자들 간 ‘돈의 전쟁’이 불붙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0일 “민주당 지지 성향의 자산가인 톰 스테이어(57)가 공화당을 지지하는 찰스·데이비드 코크 형제를 비난하는 텔레비전 광고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 광고는 코크 형제의 허상을 걷어내고 그들이 공화당을 지지하는 사악한 이유를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앞서 스테이어는 지난 2월 “중간선거에서 개인 돈 5000만달러와 진보 성향 자산가들의 기부금 5000만달러 등 모두 1억달러를 모아 기후변화 입법에 찬성하는 정치인 지원과 선거 홍보에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테이어의 광고 공세는 코크 형제가 최근 수천만달러를 들여 민주당 및 소속 의원들을 겨냥한 비방 광고를 먼저 퍼부어댄 데 대한 ‘반격’ 성격을 띤다. 코크 형제는 자신들이 돈을 내 만들고, 현재도 데이비드 코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번영을 향한 미국인 재단’을 통해 민주당 비난 광고를 내보냈다. 코크 형제는 중간선거 때도 공화당 후보에 대한 무차별 지원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이어와 코크 형제 모두 일반인은 상상할 수 없는 거액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재산 축적 배경이나 규모에선 차이가 있다. 스테이어는 헤지펀드와 은행 경영 등을 통해 부를 축적했으며, 현재 자산은 16억달러(약 1조6400억원)로 평가된다. 2010년엔 빌 게이츠, 워렌 버핏 등과 함께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겠다고 서약했다.
코크 형제는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코크 인더스트리스’라는 미국 2위의 가족기업을 경영하고 있는데, 형제 각각 406억달러(약 41조6000억원)씩의 자산을 갖고 있다. 코크 집안은 1950년대부터 각종 보수우파 싱크탱크와 운동에 2억달러 가량의 재정 지원을 했다.
정치 성향에 상관없이 거액 자산가가 돈을 무기로 정치에 개입하는 게 바람직한가를 둔 논란도 커지고 있다. 특히 정당이 아닌 비영리단체와 협회 등을 통해 이뤄지는 ‘정치 광고’ 기부금은 당국에 신고할 필요가 없고, 오로지 선거광고 구입과 세금환급 과정을 통해서만 추적이 가능하다. 이번 중간선거에 뿌려질 이런 ‘다크 머니’의 규모는 2012년 대선의 3배, 2010년 상·하원 중간선거의 17배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스테이어 같은 예외가 있지만, 다크 머니의 출처는 대부분 ‘번영을 향한 미국인’ 등 보수 성향 단체들이 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내다봤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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