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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대화의지 내비친 북, 미국과 ‘1.5 트랙’ 회의

등록 2014-05-21 19:48수정 2014-05-21 22:14

21일부터 몽골서 8달만에 개최
리용호 북 외무성 부상 등 참가
6자회담 재개위한 행보로 분석
26일부터 스웨덴서 일본과 회담
‘핵실험’ 강경책 일단 접은듯
* ‘1.5 트랙 : 반관반민

6자회담 북한 쪽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과 미국의 전직 국무부 관리 등이 참가하는 북-미 간 반관반민회의(1.5트랙)가 21일부터 몽골에서 열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쪽에선 존스홉킨스대학에서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를 운영하는 조엘 위트 전 국무부 대북담당관 등이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간 반관반민회의는 지난해 9월 독일과 영국에서 열린 이후 8개월 만에 열리는 것이다. 이는 북한이 지난해 12월 ‘장성택 처형’ 이후 내부 정세를 수습하고 다시 북-미 대화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행보에 나서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북한은 지난해 6월 북-미 고위급 회담 개최를 제안한 이후 북-미 간 반관반민회의와 중국 등을 통해 미국 쪽에 협상안을 제시해왔다. 그러다가 지난해 12월 장성택 처형 전후로 이런 흐름이 완전히 끊겼고 그런 상황이 최근까지 지속돼 왔다. 워싱턴 소식통은 “이번 회의는 리용호 외무성 부상이 직접 나섬으로써 북한의 대화 재개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올해 3월말 ‘4차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했던 북한이 핵실험 카드를 일단 접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워싱턴 소식통은 “북한 군부와 외무성의 행보가 어긋나는 경우도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북한 외무성이 4월 말 ‘핵실험에 시효가 없다’고 주장한 이후 핵실험 가능성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이 두달 정도 중단됐던 북-일 국장급 회담을 26~28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재개하는 데 합의한 점도 주목을 끈다. 북한이 북-미, 북-일 간 회의를 거의 동시에 진행하는 등 외교 보폭을 넓히는 것에 대해 일각에선 북-중 관계와 연관시켜 해석하기도 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라는, 북한으로서는 매우 곤혹스러운 외교 이벤트의 부담을 덜어보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시진핑 주석 방한과 한-중 정상회담 협의차 26~27일 방한할 예정인데, 공교롭게도 북-미, 북-일 간 회의가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점을 두고 나오는 해석이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21일 북-일 회담이 주로 중국이나 몽골 등에서 1박2일 정도로 열려 온 전례를 생각해보면 이번 스톡홀름 회담의 일정과 장소는 이례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북-중 관계가 삐걱거리는 상황에서 중국과 떨어진 곳에서 충분히 협의를 하고 싶다는 북한의 의사가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이런 외교적 행보가 어느 정도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북-미 관계와 관련해서는 무엇보다도 오바마 행정부의 태도가 관건인데, 현재로선 기존 대북정책에서 변화가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다만 행정부 일각에서 제재 일변도의 기존 대북정책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능력이 계속 증강돼온 점을 지적하는 시각들이 나오고 있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 북한의 유화 제스처가 미국 내 대화파에 힘을 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북-일 회담과 관련해서는 일본 쪽이 납치 피해자 재조사 문제에 대한 합의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그에 대한 대가로 인적 왕래 제한 등 제재를 일부 해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북한은 일본 기업에 헐값으로 넘어가게 된 총련 중앙본부 건물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총련 건물은 경매라는 사법 절차에 따라 이뤄지고 있는 것이어서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태도다. 이 경우 납치 문제의 진전은 다시 미뤄질 수 있다.

워싱턴·도쿄/박현 길윤형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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