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 마누엘 산토스(62) 현 대통령
대선 결선투표서 역전 성공
반군 평화 협상 탄력 붙을듯
반군 평화 협상 탄력 붙을듯
15일 치러진 콜롬비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후안 마누엘 산토스(62·사진) 현 대통령이 승리해 연임에 성공했다. 최대 반군 조직인 좌파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과의 평화협상을 추진해온 산토스의 재선으로, 콜롬비아가 50여년에 걸친 내전 종식에 한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
산토스 대통령은 이날 결선투표에서 50.91%를 얻어 45.4%를 얻은 오스카르 이반 술루아가(55) 전 재무장관을 누르고 당선됐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들이 보도했다. 중도우파 여당연합을 대표한 산토스는 지난 5월 1차 투표에서 25.7%를 득표해 29.3%를 얻은 우파 민주중도당의 술루아가에 뒤졌으나, 결선에서 뒤집었다. 산토스는 승리 확정 직후 “폭력의 시대가 끝나고 자유와 정의의 새로운 콜롬비아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은 반군과의 평화협상을 이어갈지 여부였다. 산토스와 술루아가는 2002~2010년 집권한 알바로 우리베 전 정권에서 각각 국방장관과 재무장관을 지냈는데, 반군과의 평화협상을 두고 결정적으로 노선이 갈렸다.
산토스는 선거운동 기간 “재선에 성공하면 반군과의 평화협상을 지속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2010년 대통령에 취임한 산토스는 2012년부터 주도적으로 반군과의 평화협상을 벌여, 농지개혁·반군의 정치참여·마약밀매 금지 등의 합의를 끌어냈다. 지난 7일엔 1964년 시작된 내전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 진상을 규명하고 희생자에 대한 보상을 논의하는 ‘진실위원회’ 설립에 합의했다.
반면, 술루아가는 “평화협정이 이뤄지더라도 반군이 무장을 해제하고 돈줄인 마약밀매에서 손을 떼지는 않을 것”이라며 협상 무용론을 내세웠다.
산토스의 승리로 평화협상엔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희생자 보상과 반군 무장해제 등의 남은 쟁점들에 발목을 잡힐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야당이 평화협상 결과에 대한 국민투표 통과를 저지하려 할 가능성도 크다. 지속적 경제 성장과 실업률 감소, 치안 개선 등도 달성해야 할 과제다.
산토스의 역전엔 투표율 상승이 한몫 했다. 결선투표율은 47%로 역대 최저였던 1차 투표율(40%)을 크게 웃돌았다. 일부에선 애초 기권했던 산토스 지지층이 14일 브라질 월드컵에서 그리스를 3-1로 꺾은 콜롬비아 축구대표팀의 승리에 고무돼 결선투표장에 대거 몰려나왔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