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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북한 회원국 가입 추진…열악한 의료 지원할 것”

등록 2014-06-17 18:49수정 2015-01-19 16:22

세계한인의사회(WKMO) 현철수(60)회장
세계한인의사회(WKMO) 현철수(60)회장
[짬] 세계한인의사회 3년 전 설립
재미 의사 현철수 회장
세계한인의사회(WKMO) 현철수(60·사진) 회장은 47년 전 한국을 떠난 재미동포다. 그러나 누구보다 한국을 더 아끼고 사랑한다고 자부한다. “국내 사람들은 스스로 한국을 더 잘 안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자기 얼굴은 자기가 못 보는 법이다. 우리처럼 외국에 사는 사람들이 더 객관적으로 한국, 그리고 한국인의 실체를 볼 수 있다.”

특별한 정치적 성향이 없는 현 회장이 최근 북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인지 모른다. 반세기 넘도록 분단된 것도 모자라 매일같이 서로 헐뜯는 조국을 지켜봐온 심정이 얼마나 안타깝겠는가. 몇년 전부터 북한에 다녀온 동료 의사들로부터 북한의 의료 사정이 매우 열악하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좀더 체계적인 의료 지원을 하고자, 현재 북한을 세계한인의사회의 회원국으로 가입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뉴욕시와 뉴저지주에서 내과병원을 운영중인 현 회장을 지난 12일 그의 뉴저지주 사무실에서 만났다.

11개국 4만명 한인의사 가입
해마다 2차례 방북 의료활동
내달 뉴욕서 ‘연례총회’ 개최
센트럴파크서 ‘통일 마라톤’

2010년부터 재미한인의사회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세계한인의사회 설립을 주도해 3년째 초대 회장을 맡고 있다. 세계한인의사회는 한국·미국·브라질·싱가포르·아르헨티나·영국·오스트레일리아·일본·중국·캐나다·파라과이 등 11개 나라 한인 대표 의사회가 가입해 있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활약하는 한인 의사는 4만여명으로 추산된다.

현 회장은 “한인 의사들이 괄시를 받고 사는 것은 전혀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가 되면 더 큰 힘이 될 수 있다”며 “연대해서 힘을 모으면 더 많은 것을 베풀 수도 있다”고 의사회 설립 취지를 말했다.

따라서 그가 의사회 차원에서 개도국에 대한 의료봉사 활동을 의사회 차원에서 추진한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2010년 재미의사회에서 ‘글로벌 아우트리치(봉사) 위원회’를 만들었다. 그는 “개별적으로 지구촌 곳곳을 돌아다니며 봉사활동을 하는 의사들이 많아 이를 좀더 체계화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의사회에도 ‘글로벌 헬스 앤드 메디컬 디플로머시(의료 외교)’라는 다른 이름의 기구를 구성했다.

“의료 외교란 용어가 생소하겠지만 의사들의 봉사활동을 설명하는 데 아주 유용한 표현이라고 본다. 우리는 의료활동을 통해 국가 관계를 완화시키겠다는 뜻보다는 인도주의 차원에서 접근한다. 그래서 정치나 이데올로기와 상관없이 어느 나라에서나 통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민간 외교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의료 지원의 주요 대상은 북한과 에티오피아, 캄보디아 등이다. 회원들은 몇년 전부터 해마다 두 차례씩 북한을 방문하고 있다. 독특한 것은 개도국 환자들을 직접 치료해주는 전통적인 의료봉사 활동을 넘어 해당 국가의 의사들에게 첨단 의료기술을 전수하는 방식을 취한다는 점이다. 현 회장은 이를 ‘닥터 투 닥터(의사 대 의사) 네트워킹’이라고 불렀다.

“의사들이 북한에 가서 그곳 의사들과 함께 토론회를 열어 학술적 정보를 전달해준다. 특히, 환자를 함께 치료하면서 시술법을 보여주기 때문에 의학적 정보도 현장에서 전달해준다. 그럼으로써 현지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더 많이 베풀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또 의료기기도 기증한다.”

지난해 말부터 북한의 회원 가입을 타진중인 현 회장은 내년 3월 영국 런던에서 열릴 예정인 토론회에 북한을 대표할 만한 의사회 임원들을 초청해뒀다. 북한 의료봉사 활동은 특히 한인 의대생들한테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는 “지난해부터 의대생들도 참여했는데 북한에 다녀온 학생일수록 의료 지원에 대한 열정이 굉장히 높다”며 “모두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2·3세들의 동족 의식에 많이 놀라기도 하고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고 전했다.

새달 3~5일에는 뉴욕에서 한인 의사 300여명과 의대생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제3차 세계한인의사회 연례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주제는 ‘의료에서 문화적 장벽과 인종별 격차’다. 위장이나 간 질환 등 한국인들의 독특한 질환이 외국의 의료시술 및 보험 혜택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어 인식을 제고하려는 것이다. 로버트 메넨데스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이 참석해 축사를 할 예정이다.

현 회장은 “행사 기간에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런 포 원 코리아’(하나의 코리아를 위해 달리자)라고 쓰인 티셔츠를 입고 달리는 ‘통일 마라톤’도 준비중”이라고 귀띔했다. 마라톤 행사 취지를 묻자 그는 “통일은 우리 모두의 희망 아니냐”며 웃었다.

코트라에서 근무한 부친을 따라 7살 때 한국을 떠난 그는 중학교는 대만에서, 고등학교는 일본에서 마쳤다. 이어 미국 존스홉킨스대로 유학한 뒤 부모와 함께 정착했다. 현재 코넬대 위장·간내과 임상교수도 맡고 있다.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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