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서 발사된 중거리미사일
미 반덴버그기지서 CE-2로 요격
성공률 낮아 신뢰도 제고 역부족
미 반덴버그기지서 CE-2로 요격
성공률 낮아 신뢰도 제고 역부족
미국이 22일 미국 본토로 날아오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타격하기 위한 지상발사 미사일방어(MD) 요격 실험에서 6년 만에 처음 성공했으나, 그 신뢰도에 대한 의문은 가시지 않고 있다.
미국 미사일방어국(MDA)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태평양 마셜군도 미군기지에서 발사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이지스함 레이더로 탐지·추적한 뒤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기지에서 요격 미사일을 발사해 명중시켰다”고 발표했다. 이 실험은 ‘지상발사 중간단계 미사일방어망’(GMD) 주계약 방산업체인 보잉이 주관했으며, 사용된 요격체는 레이시언이 개발한 개량형인 ‘시이(CE)-2’ 모델이었다.
지상발사 미사일방어는 북한·이란에서 미국 본토를 향해 날아오는 제한적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대기권 밖에서 요격하는 것으로 2004년 처음 배치됐다. 미국은 현재 총 30기의 요격 미사일을 알래스카 포트 그릴리 기지와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기지에 배치해 놓고 있다. 이 가운데 10기가 이번 실험에 사용된 ‘시이-2’ 모델이며, 나머지 20기는 초기 모델인 ‘시이-1’이다. 시이-2 모델은 2010년 두 차례 실험을 한 적이 있는데 모두 요격에 실패한 바 있다. 이번 실험은 시이-2 모델로는 첫 성공인 셈이다. 미사일방어국의 제임스 시링 국장은 “이번 요격 실험 성공은 우리의 본토 방어 미사일방어 체계의 신뢰도를 개선하는데 매우 중요한 걸음이 됐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 쪽은 이번 실험 성공으로 지상 발사 미사일방어에 대한 불신이 가라앉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지상 발사 미사일방어는 2006년 이후 8차례 실험 중 3차례만 성공했다. 이번 실험은 2008년 이후 첫 성공이기도 하다. 이런 저조한 성공률 탓에 오는 2017년까지 10억달러를 들여 14기의 요격 미사일을 미 본토에 추가 배치하려는 계획이 의회의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 실험 성공에도 불구하고 이 요격시스템의 신뢰성과 효율성에 대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비판가들은 ‘시이-2’형 요격 미사일의 성공률이 3분의 1에 불과하다며 14기의 추가 구매를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원 군사위에 소속된 로레타 산체즈 의원(민주당)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지상발사 미사일방어는 이번 실험과 상관없이 신뢰할 수 없는 체계”라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는 이런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이번 실험의 성공과 상관없이 지상발사 미사일방어와 관련해 보잉과 맺은 34억8000만달러 상당의 계약을 재조정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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