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오바마 외교안보 영향력 감소 두고
비난 목소리 높이던 네오콘 일부서
차기 대선서 힐러리 지지 움직임
‘국제분쟁 적극 개입’ 주장 높이 평가
비난 목소리 높이던 네오콘 일부서
차기 대선서 힐러리 지지 움직임
‘국제분쟁 적극 개입’ 주장 높이 평가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시절 보수 강경 외교정책을 주도했던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이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사진) 전 국무장관을 통해 재기를 꿈꿀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의 격월간 외교전문 잡지인 <내셔널 인터레스트>의 제이콥 하일브런 편집인은 6일 <뉴욕 타임스> 기고문에서 “네오콘들은 이라크·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빌미로 최근 국제 위기의 책임이 부시 전 대통령이 아니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차기 행정부의 외교정책 조타수로 복귀하고자 클린턴 전 장관을 지지하는 뻔뻔스런 일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하일브런 편집인은 “물론 폴 월포위츠 전 국방부 부장관, 리처드 펄 전 국방정책자문위원장 등 일부 네오콘은 이라크전의 모래 속에 영원히 매장됐고, 윌리엄 크리스톨 <위클리 스탠더드> 편집인 같은 일부 네오콘들은 여전히 클린턴 전 장관을 ‘미국의 쇠퇴를 안내하는 충실한 인솔자’라고 비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다른 네오콘들은 네오콘의 브랜드를 부활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상상하고 있는 것 같다”며, 대표적으로 로버트 케이건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과 맥스 부트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 등을 꼽았다.
로버트 케이건 선임연구원은 지난 5월 시사잡지 <뉴 리퍼블릭>에 ‘초강대국들은 은퇴하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장문의 기고문에서 지난 70년간 미국이 떠맡아온 세계질서 유지 책임을 오바마 행정부가 지지 않으려 한다면서 이런 회피적 태도가 오히려 재앙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해 주목을 끈 역사학자다. 오바마 대통령도 그를 점심식사에 초대해 의견을 나눴다.
하일브런 편집인은 “케이건은 클린턴 전 장관 시절에 이미 국무부의 초당적 자문그룹에 참여한 바 있고, 클린턴 전 장관이 차기 대통령이 될 경우 국무장관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은 브루킹스연구소의 스트로브 탤봇 회장도 케이건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맥스 부트 선임연구원의 경우 클린턴 전 장관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군대 증파와 리비아 사태 개입 등을 지지하면서 강경하고 원칙적인 목소리를 낸 점을 높이 사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클린턴 전 장관은 2003년 이라크전에 찬성했고, 국무장관 시절엔 시리아 반군에 대한 무기 지원을 강하게 주장하는 등 외교정책에서 오바마 대통령보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하일브런 편집인은 “클린턴 전 장관이 케이건 같은 네오콘들을 행정부에 받아들이는 걸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며, 그럴 경우 아무도 그의 안보정책이 약하다고 비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자유주의 성향의 랜드 폴 상원의원이 공화당의 차기 대선후보에 선출될 경우 일부 네오콘의 클린턴 전 장관 지지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폴 상원의원은 외국에 대한 군사개입에 강하게 반대한다.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전 비서실장이자 네오콘 지지자인 마크 솔터는 “폴 의원이 대선후보가 될 경우 국가안보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공화당 유권자들은 클린턴 전 장관을 지지하는 것 외에 책임있는 선택지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6일 <시비에스>(CBS) 방송에 출연해 클린턴 전 장관을 존중한다는 뜻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우리는 많은 이슈에서 의견이 다르다”면서도 “나는 클린턴 전 장관의 관점들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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