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민주 일부 대선 추대 움직임
소득불평등 문제 등 진보적
소득불평등 문제 등 진보적
2016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내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부자 논란’에 휩싸여 주춤하는 반면 소득불평등 문제 등에 대해 훨씬 진보적인 성향을 보이는 엘리자베스 워런(사진) 상원의원이 부상하고 있다. 워런 의원은 출마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으나, 출마 권유와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19일 보도했다.
지난 18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한 정치행사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진보적 활동가들의 연례모임인 ‘넷루츠 네이션’ 올해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연사는 워런 의원이었다. 일부 활동가들은 ‘워런을 대통령으로!’라고 적힌 모자와 차량 스티커 등을 제작해 배포했다. 또 워런 의원이 연단에 등장하자 수백명의 참석자들이 한동안 ‘출마하라, 출마하라’고 외쳐댔다.
<워싱턴포스트>는 “지금까지 민주당에선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출마 여부에만 관심을 가졌으나 클린턴 전 장관이 최근 (시간당 수억원의 고액 강연료를 받아왔다는) ‘부자 논란’ 등에 휩싸이면서 작은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진보 진영에서 워런 의원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도 “진보 진영은 클린턴 전 장관을 좋아하지만 워런 의원을 사랑한다”며 “일부 추종자들은 워런 의원의 대선 출마 지원을 위한 모임도 자발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워런 의원이 이렇게 인기를 끄는 것은 그가 진보적 의제들을 매우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서도 그는 대기업·공화당원·은행·로비스트·무역협상 등을 맹공격했다. 그는 “그들은 미국인들을 속였고, 경제를 망가뜨리고도 구제를 받았다. 지금 대형 은행들은 2008년 대마불사한 뒤 더 몸집을 불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억만장자들은 자신들의 비서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받고 있다. 이것은 그들이 로비스트들을 고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비스트들과 공화당원들이 모든 특권을 보호해준다. 경기 규칙이 조작됐다”고 말했다.
하버드대 법과전문대학원 교수(파산법 전공) 출신인 워런은 소비자 보호 운동에 적극 나서 2008년 경제위기 이후 금융소비자보호국(CFPB) 창설에 큰 기여를 했으며 2012년 정계에 입문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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