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인기없는 오바마와의 차별화 시도
미 정치권 ‘이라크 공습’ 쟁점 확산
미 정치권 ‘이라크 공습’ 쟁점 확산
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사진) 전 국무장관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기 시작했다. 인기 없는 오바마 대통령과의 차별화 시도로 해석된다.
클린턴 전 장관은 10일 발간된 시사잡지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세력을 확장한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실패에 원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리아 내전 초기에 바샤르 아사드 정권을 향해 저항했던 신뢰할 수 있는 반군세력들을 무장시키는 데 실패한 것이 커다란 힘의 공백을 초래했고,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이 공백을 채웠다”고 말했다. 국무장관 시절 그는 시리아 온건 반군세력 무장화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또 “위대한 국가는 중심적 원칙을 필요로 한다”며 “‘어리석인 짓은 하지 말라’(Don‘t Do Stupid Stuff)는 말은 원칙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말은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외교 독트린을 요약할 때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지 부시 행정부 때처럼 무모한 군사 행동을 자제하라는 의미이지만, 대외 개입에 소극적인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을 상징하는 발언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한편, 이라크에 대한 제한적 공습 결정을 두고 미국 정치권에선 논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대체로 민주당 쪽은 이번 결정을 지지하지만, 공화당 쪽은 공습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
딕 더빈 상원의원(민주당)은 <엔비시>(NBC) 방송에 출연해 “대부분 의원들이 현 시점에서 ‘제한적 공격’에 대해 지지하지만 이 선을 넘으면 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당)은 <시엔엔>(CNN)에 출연해 “공습 대상을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 근거지로 확대해야 한다”며 “이슬람국가에 반대하는 세력에 군사훈련과 물자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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