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10대 흑인이 경찰 총격으로 숨지는 사건 이후 발생한 시위와 약탈행위로 일부 한인 업체들이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미주리주 담당 공관인 주시카고 총영사관 이재웅 부총영사는 12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미용 재료상 6곳과 휴대전화기 판매점 1곳 등 모두 7개 한인 업체가 피해를 입었다”며 “다행히 일찍 가게 문을 닫고 귀가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를 입은 업체 중 3곳은 유리창 등 기물만 파손됐으나, 4곳은 물건도 도난당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이 부총영사는 “퍼거슨시는 흑인 밀집 지역으로 한인들은 거의 살지 않는다”며 “약탈 행위가 한인 업소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무작위로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는 한인 미용재료상 20곳과 휴대전화 판매점 1곳이 영업을 하고 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2일 사망한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을 애도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폭동 양상으로 번진 시위와 관련해 자제를 당부했다. 흑인 사회 지도자들도 냉정을 되찾을 것을 요청했다. 그래서인지 12일에는 시위가 전반적으로 평화적으로 열렸다. 교회 두곳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토론회가 열렸으며, 한 교회 앞에선 수백명이 ‘정의 없이는 평화 없다’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브라운이 경찰에게 두 손을 들어 저항 의사가 없다는 점을 알렸음에도 총격을 받은 것을 풍자해 두 손을 든 채 경찰에게 항의 표시를 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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