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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사망 흑인’ 경찰총에 6발 맞았다

등록 2014-08-18 20:34수정 2014-08-18 22:14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흑인 소년 마이클 브라운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경찰의 대응이 인종차별이라고 항의하는 흑인 주민들의 시위가 17일 밤이 깊어지면서 폭력 시위로 악화됐다. 이날 시위는 평화적으로 시작됐지만 밤이 깊어지면서 경찰이 최루가스를 발사하며 시위대를 밀어내자 폭력적으로 바뀌었다. 퍼거슨/AP 연합뉴스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흑인 소년 마이클 브라운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경찰의 대응이 인종차별이라고 항의하는 흑인 주민들의 시위가 17일 밤이 깊어지면서 폭력 시위로 악화됐다. 이날 시위는 평화적으로 시작됐지만 밤이 깊어지면서 경찰이 최루가스를 발사하며 시위대를 밀어내자 폭력적으로 바뀌었다. 퍼거슨/AP 연합뉴스
시위 격화…주 방위군 투입키로
유족 요청으로 법의학자 재부검
“두개골 꼭대기 맞은 1발 치명적”
지난 9일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흑인 소년 마이클 브라운(18)의 부검 결과, 머리 부위 2발을 포함해 적어도 6발의 총탄을 맞은 것으로 17일 드러났다. 흑인 시위대와 경찰이 이날 밤 사태 발생 이후 가장 격렬하게 충돌하자, 미주리주는 주 방위군을 투입하기로 했다. 부검 결과로 사태는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 타임스>는 저명한 법의학자인 마이클 베이든이 부검을 한 결과 6발의 총알 중 1발이 두개골의 꼭대기 부위에 맞았다고 보도했다. 경찰이 마지막으로 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총알이 치명적이었다고 베이든은 지적했다. 또 1발은 오른쪽 눈을 짓뭉개고 얼굴을 거쳐 턱으로 빠져나온 뒤 다시 쇄골 부위로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4발은 오른쪽 팔 부위에 맞았다. 6발은 모두 전방에서 발사됐다.

뉴욕시 경찰 소속의 부검의로 활동한 바 있는 베이든은 과거에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과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주검을 부검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부검은 경찰 수사를 불신하는 가족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퍼거슨시를 관할하는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경찰 쪽은 이미 부검을 마쳤으나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베이든은 “이런 정보는 사건 발생 첫날에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든은 주검에 탄약이 묻어있지 않은 것으로 미뤄 아주 가까운 곳에서 총이 발사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정수리 부위에 맞은 총알과 관련해 “머리를 아래로 구부린 것으로 보인다”며 “이것은 브라운이 항복을 하고 있거나, 경관에게 달려드는 것 때문에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든은 경찰 사건기록 등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부검을 했다. 피해자 가족 변호인인 벤저민 크럼프는 “부검 결과는 경찰관이 백주대낮에 무장을 하지 않은 젊은이를 ‘처형’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주장했다.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은 이날 연방정부가 별도로 부검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세 차례나 부검이 이뤄지는 것으로, 연방정부가 부검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사건의 파장이 점차 커질 것을 우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성명에서 “이 사건과 관련된 이례적 상황과 브라운 가족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17일 퍼거슨시 시위는 낮에는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일요일을 맞아 흑인 지도자들은 유가족과 함께 3000여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한 교회에서 집회를 열었다. 흑인 인권활동가인 알 샤프턴 목사는 연설에서 “브라운의 죽음은 이 나라에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며, 특별검사를 통한 공정한 수사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시위는 밤 9시께 갑자기 시위대와 경찰간의 격렬한 충돌로 바뀌었다. 경찰 쪽은 2명의 시위자가 총을 발사했다면서 강한 대응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하며 진압에 나섰다. 100여명의 시위대는 거리에 콘크리트블록을 치거나 화염병을 던지며 경찰에 맞섰다. 인근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거나, 총을 공중에 발사하기도 했다. 또 일부 상점들의 창문을 부수거나 약탈도 했다. <시엔엔>(CNN) 방송은 “이번 사태가 벌어진 이후 가장 격렬한 충돌이었다”며 “충돌은 2시간 가량 지속됐다”고 전했다. 제이 닉슨 미주리주 주지사는 18일 새벽 주 방위군 투입 결정을 밝혔다.

한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휴가 중인 17일 밤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그는 18일 퍼거슨시 시위 사태와 이라크 상황을 보좌진과 논의한 뒤 19일 밤 휴가지로 복귀할 예정이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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