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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의 영구적 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이를 부인한 뒤 휴전이 아니라 “휴전 체제”에 합의했다고 말을 바꿨다.
잠깐 동안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의 전기가 마련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불렀지만, 해프닝으로 끝난 셈이다. 오히려 4~5일 영국 웨일스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와 유럽연합(EU)의 대러시아 추가제재 발표를 앞두고 러시아의 ‘평화 노력’을 돋보이게 해 서방의 전열을 흩뜨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3일 낮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해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의 영구적 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공보실은 “평화 정착을 촉진할 행보에 대해 상호 합의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러시아는 곧바로 이를 부인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레믈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의 발표 직후 “두 대통령이 (분리주의)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휴전을 위한 조처를 논의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분쟁의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휴전에 합의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의 휴전 발표에 앞서 이날 오전에도 “두 대통령이 전화 통화로 우크라이나 사태 위기 해결 방안에 상당한 견해 일치를 봤다”고만 공개했다.
러시아의 이런 태도는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을 줄곧 부인해온 기존 자세와 동일한 것이다. 푸틴은 지난달 26일에도 포로셴코와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부 갈등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휴전을 위한 조건과 관련해 논의할 수 없다. 단지 서로 신뢰할 수 있도록 노력할 뿐”이라고 했다. 결국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다시 “두 정상이 ‘휴전 체제’에 합의했다”고 정정 발표했다고 <데페아>(DPA) 통신이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가 계속 탱크와 병력을 분리주의 반군으로 위장시켜 우크라이나로 보내는 한 어떤 실질적 해결도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에 앞서 이날 러시아와 인접한 발트해 3국의 하나인 에스토니아를 찾아 정상회담을 했다. 그는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더 많은 공군과 항모를 발트해에 배치하겠다. 에스토니아는 결코 홀로 서 있지 않다”며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고조된 발트해 국가들의 대러시아 안보 우려를 달랬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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