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호텔 소유주인 힐튼 월드와이드 홀딩스는 이 호텔을 중국 회사인 안방보험그룹한테 19억5000만달러에 매각하기로 했다. 뉴욕/AP 연합뉴스
각국 정상 뉴욕 단골 숙소
중국, 미 부동산 잇단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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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은 미국 뉴욕의 ‘궁전’으로 불린다. 맨해튼 중심가에 위치한 이 호텔은 금 도금이 된 문과 화려한 샹들리에, 호화로운 객실 등으로 미국 내 최고급 호텔로 꼽히는 데다, 각국 정상들과 유명 인사들의 숙소로 선택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유엔총회 참석차 방문했던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도 이 호텔에 묵었다.
이 호텔이 중국 회사인 안방보험그룹에 매각된다. 매각대금은 19억5000만달러(약 2조원)로 미국 내 호텔로는 가장 비싼 가격이다. 다만 객실당 매각대금은 약 138만달러로 최고가는 아니다. 이 호텔은 47층 규모로 1413개의 객실을 운영하고 있다. 호텔 소유주인 힐튼 월드와이드 홀딩스는 6일 이 호텔을 매각하지만, 양사의 합의에 따라 앞으로 100년 동안 이 호텔을 경영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 호텔은 1893년 백만장자인 윌리엄 아스토르가 13층짜리 월도프 호텔을 개장하면서 역사가 시작됐다. 4년 뒤에는 아스토리아 호텔이 문을 열었고, 1931년에 두 호텔을 합쳐 현재의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로 거듭났다. 당시 이 호텔은 세계에서 가장 높고 규모가 컸다. 힐튼 호텔 체인의 창업자인 콘래드 힐튼이 1949년 이 호텔을 300만달러에 매수해 지금까지 경영해왔다.
안방보험그룹은 이 호텔을 리노베이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트룸이 있는 타워 부분을 최고급 아파트로 바꿔 개인들에게 매각할 수도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중국 회사들은 미국의 고가 부동산을 주요한 투자처로 여기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상하이에 있는 포순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60층짜리 ‘원 체이스 맨해튼 플라자’를 7억2500만달러에 샀다. 또 한 중국 부동산 개발회사는 지난해 제너럴 모터스 빌딩의 지분 40%를 사는 데 참여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중국 회사들이 외국 부동산 매수에 관한 중국 당국의 규제 완화 조처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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