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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서민경제 못살리고 IS 대응에 실패하고…‘오바마의 참패’

등록 2014-11-05 20:14수정 2014-11-05 22:40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 의원(켄터키·맨 앞)이 4일(현지시각) 중간선거에서 6선에 성공한 뒤 켄터키 루이빌에서 열린 야간 집회 도중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매코널은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게 됨에 따라 다수당의 원내대표가 됐다. 루이빌/UPI 연합뉴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 의원(켄터키·맨 앞)이 4일(현지시각) 중간선거에서 6선에 성공한 뒤 켄터키 루이빌에서 열린 야간 집회 도중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매코널은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게 됨에 따라 다수당의 원내대표가 됐다. 루이빌/UPI 연합뉴스
미국 중간선거 공화당 압승 배경
미국 중간선거 역사상 최대인 40억달러의 선거자금이 투입된 이번 선거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물론 극한 대치를 지속해온 워싱턴 정계에 대한 불만과 거부의 장이었다. 6년 전 변화를 약속하며 희망의 아이콘으로 백악관에 입성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민주당 선거 참패의 원인 제공자로 추락했다.

애초 여론조사기관들에서는 공화당의 상원 승리를 예측하면서도, 8~9개의 경합주에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했다. 최종 결과가 몇주 뒤에나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이런 예상은 개표 초반부터 보기 좋게 빗나갔다.

공화당의 첫 승자는 한때 낙마 위기까지 몰렸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였다. 그는 무려 15%포인트 이상 표 차이로 압승했다. 공화당은 조지아와 캔자스에서도 큰 표 차이로 수성했으며, 민주당이 승리를 장담했던 노스캐롤라이나를 가져오면서 승부를 확정지었다. 초경합주로 분류됐던 콜로라도와 아이오와에서도 뚜껑을 열어본 결과 공화당이 각각 6%포인트, 8%포인트 이상 앞섰다. 민주당이 안정권으로 봤던 버지니아마저 막판까지 박빙의 승부를 펼치는 이변이 벌어졌다.

4년마다 열리는 대통령 선거 중간에 열리는 중간선거는 전통적으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띤다.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실정과 리더십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졌다. 반면에 민주당은 오바마와 거리를 두면서, 최저임금·인종차별 등 의제들과 지역 현안들을 이슈로 제기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최근 지지율 40%대로 추락
애초 박빙 예상했던 곳들도
개표 초반부터 크게 빗나가
전문가들 “공화당 지지 아닌
극한 대치 워싱턴 정계 불신 표출”

민주당이 참패한 데는 오바마의 인기가 그의 임기 중 최악의 수준으로 추락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 됐다. 그의 지지율은 최근 40% 수준으로 떨어졌다. 오바마는 지난해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 시행 과정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지지율이 고꾸라진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슬람국가(IS)의 세력 확장, 에볼라 등 국제적 위기에 제때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특히,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이 시리아 내전 개입 문제에 대한 대응을 문제삼으면서 민주당 내 리더십마저 흔들렸다.

오바마의 인기 추락은 콜로라도 선거 결과가 말해준다. 이곳은 오바마가 두 차례나 승리했던 곳이며, 민주당이 막판까지 선거운동원들과 자금을 집중했으나 대패하고 말았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안마당’이라 할 수 있는 아칸소에서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집중적 유세 지원에도 불구하고 16%포인트 차이로 졌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교체되는 상원 선거구 36곳 중 21곳이 민주당이 현직인데다, 남부와 중서부 등 공화당에 우호적인 주들이 많았던 점도 약점으로 작용했다. 여기에다 젊은층과 여성, 소수인종 등 민주당 지지층의 투표율이 낮은 점도 한몫했다.

오바마가 내세우는 경제·고용 성과 역시 회복세를 보여주는 지표와 달리 서민·중산층들이 느끼는 체감 지수는 거의 나아지지 않아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반면, 공화당은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많이 나선 점이 주효했다. 2년 전 선거에서는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티파티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본선 경쟁력이 강한 온건파 후보들이 일찌감치 탈락한 바 있다. 공화당은 이번 선거운동 기간 오바마의 실정 비판 외에는 별다른 의제를 내놓지 못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공화당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차악을 선택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는 미국 유권자들의 워싱턴 정치시스템에 대한 불신과 분노가 극에 달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의 정치권력이 10년간 4차례나 바뀌었다”며 “이는 유권자들이 양당 모두를 불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미국 상·하원은 양당이 한번 다수당 지위를 차지하면 10년 이상씩 장기간 그 지위를 유지해왔으나 최근 10년간에는 2006년 상·하원, 2008년 대통령, 2010년 하원, 올해는 상원의 주인이 바뀌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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