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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오바마 “이민법 개혁 연내 행정명령”…공화당 “황소 앞에 붉은깃발 흔드나”

등록 2014-11-06 19:48수정 2014-11-06 22:35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미국 중간선거 후 모습 드러낸 오바마

이민법은 강경…“주요 현안엔 타협”
매코널 반발…무역협정엔 합의 의사
이해득실따라 타협·충돌 반복 예고
중간선거에서 상원마저 공화당에 내준 다음날인 5일 오후 백악관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잠을 설쳤는지 얼굴이 수척해보였다. 그러나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그는 뉘우치는 태도는 아니었다. 때로는 활기차 보이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먼저 “공화당은 명백히 기분 좋은 밤을 보냈고, 그들은 선거를 잘 치른 데 대해 칭찬받을 자격이 있다”며 공화당의 승리를 축하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선거가 나를 의기소침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활기를 불어넣는다. 이건 민주주의가 작동한다는 의미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2010년 중간선거에서 참패한 뒤 “완패했다”고 고개를 숙인 것과 상당히 다른 반응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유권자들이 보낸 메시지는 양당이 협력해 일을 제대로 잘하라는 것”이라며 공화당과 주요 현안에서 타협할 뜻을 밝혔다. 그러나 그는 공화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백만명의 불법 이민 청소년 강제추방 문제와 관련해 연내 대통령 행정명령을 내려 추방을 막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번 선거 승리로 차기 상원 다수당 대표가 되는 미치 매코널
이번 선거 승리로 차기 상원 다수당 대표가 되는 미치 매코널
공화당은 이에 곧바로 반발했다. 이번 선거 승리로 차기 상원 다수당 대표가 되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는 별도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것은 우물에 독약을 넣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황소 앞에서 붉은 깃발을 흔드는 것과도 같다”고도 했다. 이런 언쟁은 오바마 대통령의 남은 2년 임기 동안 백악관과 공화당의 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과 매코널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민의를 받아들여 타협할 것은 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나타냈다. 두 사람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무역협정과 법인세 개혁 등 몇몇 부문에서 양쪽이 합의할 수 있는 점들이 있다는 데 동의했다. 매코널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의회가 정부를 폐쇄하거나 국가 부채 문제로 디폴트에 처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런 두 사람의 태도로 볼 때 앞으로 미국 정치권은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져가면서 한편으로는 타협하면서도, 충돌도 불사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참모들의 회의에 예고없이 참석해 기진맥진해 있는 보좌진들을 격려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잔여 임기 마지막 순간까지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더이상 선거 부담이 없는 만큼 정치적 속박에서 자유로워진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2006년 중간선거에서 참패한 다음날 도널드 럼스펠드 당시 국방장관을 경질했던 것과 달리,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장관이나 참모 어느 누구도 경질하는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날 개표가 진행되면서 하원에선 공화당의 의석 수가 더 늘었다. 공화당은 6일 새벽 3시 현재 13석을 추가해 모두 243석을 차지했으며,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1948년 이후 공화당이 차지한 의석 가운데 최대 기록이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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