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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내부 갈등’ 헤이글 미 국방장관 사실상 경질

등록 2014-11-25 20:35

오바마 대통령, 백악관서 공식 발표
‘IS 격퇴작전’ 놓고 안보팀과 마찰
교체설 라이스 보좌관 등은 유임
외교안보 정책기조 변화 없을 듯
후임에 플러노이 전 차관 등 유력
백악관 외교안보팀과 갈등을 빚어왔던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이 24일 취임 1년9개월 만에 사임했다. 교체설이 나돌았던 수전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 등 백악관 외교안보팀의 핵심 인사들은 유임될 것이 확실해,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안보정책 기조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지난달 헤이글 장관이 내게 국방장관으로서의 직무를 마치기에 적절한 시점이라고 말했다”면서 그의 사임을 공식 발표했다. 헤이글 장관은 차기 국방장관이 인준받을 때까지는 장관직을 수행한다.

형식상으로는 자진 사퇴 모양을 갖췄으나, 실제로는 사실상 경질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헤이글 장관은 사임 압력 속에 사표를 제출했다”며 “이달 초 민주당의 중간선거 참패의 첫 희생자”라고 전했다.

헤이글 장관은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을 놓고 최근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이너서클과 갈등을 빚었다. 그는 지난달 말 라이스 보좌관에게 서한을 보내,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 대한 태도를 분명히 하지 않아 동맹세력 규합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비판했다. 백악관 보좌관들은 헤이글 장관이 내부 회의에서는 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장관의 서한을 공개적인 반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또 헤이글 장관은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용된 아프가니스탄 테러리스트들의 석방에 미온적이었다.

헤이글 장관의 성향이 새로운 중동전쟁에 매진해야 하는 현 상황과 잘 맞지 않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해석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2월 헤이글 장관을 발탁할 때 그가 아프간 전쟁 종결과 국방예산 감축이라는 최우선 과제를 수행하는 데 적합한 인물이라고 밝힌 바 있다. 헤이글 장관은 베트남전 참전용사 출신으로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이었으나,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이라크전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헤이글 장관의 사임을 발표한 직후 국가안보회의(NSC) 사무실에 들러 국가안보회의가 자신의 외교정책에 핵심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이는 라이스 보좌관과 데니스 맥도너 비서실장, 벤저민 로즈 부보좌관 등 이너서클을 유임시키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부 비판가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이슬람국가의 부상과 에볼라 확산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원인이 이들 이너서클에 있다고 지적해왔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7개월 연장된 이란 핵협상에서 중심적 구실을 맡고 있어 유임이 확실시된다. 이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기조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후임 국방장관에는 이슬람국가 격퇴전을 치르는 데 적합한 인물을 뽑을 것으로 보인다. 후임으로는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과 애슈턴 카터 전 국방부 부장관이 거론된다. 플러노이 전 차관은 2009년 초 오바마 행정부의 국방 분야 인수팀을 이끈 뒤, 2012년까지 차관을 지냈다. 그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국방부 서열 3위까지 올랐고, 이번에 장관이 되면 첫 여성 국방장관이라는 기록을 남기게 된다. 카터 전 부장관은 2011년 10월 리언 파네타 전 장관 재임 시절 군수·기술 담당 차관에서 부장관으로 승진했으나 헤이글 장관과의 갈등설 속에 지난해 12월 국방부를 떠났다.

한반도 정책도 북한의 변화를 기다리는 현재의 ‘전략적 인내’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초 미국인 억류자 3명 석방으로 북-미관계의 개선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유엔총회 제3위원회의 북한 인권 결의안 통과 여파로 다시 냉각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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