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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퍼거슨 시장 “흑인 경찰 비중 늘리겠다”

등록 2014-12-01 20:36

인구 구성 반영…장학금도 지원
경찰서장 해임은 언급 안해
유족, 윌슨에 손해배상 추진
백인 경찰의 비무장 흑인 청년 총격 사살 사건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 시 당국이 경찰과 흑인 주민 간의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흑인 경찰 비중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제임스 놀스 퍼거슨 시장은 30일 기자회견을 열어 “퍼거슨 시의 인구 구성을 더 반영해” 경찰을 충원하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퍼거슨의 주민 중 67%가 흑인인 반면에 경찰관 중에서 흑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7%가량에 불과하다.

놀스 시장은 흑인이 경찰로 일할 학력을 갖출 수 있도록 장학 제도를 마련하고 경찰의 직무 수행 결과를 검토할 시민심사위원회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날 사직서를 제출한 백인 경찰 대런 윌슨(28)에게 연금이나 퇴직 급여 등 혜택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판의 대상이 됐던 퍼거슨 경찰서장을 해임하겠다는 내용은 없었다. 백인 중심의 퍼거슨 경찰 지휘부는 흔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숨진 마이클 브라운(18)의 유족 쪽 변호사 벤저민 크럼프는 이날 <시비에스>(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민사소송을 통해 윌슨에게 책임을 지울 방침이라고 밝혔다. 윌슨이 과실 또는 고의로 브라운을 숨지게 한 만큼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것이다. 크럼프는 또 경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모든 경찰이 비디오 카메라를 몸에 착용토록 하는 법안 제정 운동을 벌이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편, 이번 퍼거슨 사태의 배경에는 이 지역에서 100여년 동안 쌓여온 흑백 갈등의 역사가 내재해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신문은 1960년대까지 퍼거슨은 백인 거주지역이었고, 이른바 ‘일몰법’이 적용된 지역이었다고 전했다. 즉, 인근 흑인 거주구역에 사는 흑인들은 낮에 퍼거슨으로 출근해 하녀, 청소부 등으로 일하다 해가 지면 자신들의 거주지로 돌아가야 했다는 것이다.

퍼거슨에 흑인이 처음으로 거주하게 된 것은 1968년이었다. 인근 흑인 거주구역에서 태어나서 성장한 라만 윌리엄(80)은 대학을 졸업하고 교사로 취직해 퍼거슨으로 이주한 첫 흑인이었다. 그는 “당시 흑인에게 부동산을 팔지 못하도록 한 규정 때문에 퍼거슨에서 집을 구하는 데 수년이 걸렸다”며 “퍼거슨의 생활은 따돌림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1980년대 흑인 거주구역이 강제수용되면서 오갈데 없게 된 흑인들이 퍼거슨으로 밀려들었다. 문제는 흑인이 주민의 다수가 됐으나 시장과 시의원, 경찰은 백인들이 거의 장악하는 기형적 구조가 지속되면서 퍼거슨 사태를 잉태한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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