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니 “CIA 심문 아무런 문제 없다”
백악관 “오바마, 고문 기술사용
미 도덕적 권위 훼손했다고 생각”
백악관 “오바마, 고문 기술사용
미 도덕적 권위 훼손했다고 생각”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테러 용의자 고문을 옹호한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발언에 대해 백악관이 강하게 비판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딕 체니 부통령의 주장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견해를 묻는 질문에 “분명하게 말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체니 전 부통령의 주장이 틀렸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직후 고문을 금지하는 조처를 취했다”며 “이런 기술의 사용이 미국의 도덕적 권위를 훼손했다는 게 오바마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서 체니 전 부통령은 14일 <엔비시>(NBC) 방송 인터뷰에서 “알카에다가 3000명을 죽게 한 9·11 테러가 고문이며, 9·11 테러와 중앙정보국의 심문 프로그램은 비교 대상이 안 된다”며 “(그런 심문 프로그램을) 지금 당장에라도 다시 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테러와 관련이 없는 사람들을 가둔 잘못이 있었던 데 대해서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며 “우리의 목적을 달성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우리의 목적은 테러리스트를 잡아 미국에 대한 다른 공격을 피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도 중앙정보국을 엄호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7일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중앙정보국을 애국자로 치켜세운 데 이어, 14일에는 뉴욕의 9·11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박물관을 깜짝 방문했다. 그는 9·11 추모관에 도착해 1시간 가량 내부 전시물 등을 둘러보고 조용히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전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고문보고서 공개 이후 집중적인 공격을 받는 중앙정보국에 대한 엄호 차원으로 해석된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중앙정보국의 고문과 관련해 책임자들을 처벌하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 이는 현재 ‘이슬람국가’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와중에 중앙정보국을 처벌할 경우 사기 문제도 있지만 자칫 전임 부시 행정부와 정면으로 부딪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미국 언론들의 해석이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