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암살을 다룬 영화 ‘더 인터뷰’. 예고편 화면 캡처
미국 소니 픽처스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암살을 다룬 코미디 영화 <인터뷰>를 24일부터 온라인에서 상영하기 시작했다. 25일엔 극장 상영도 시작해 이 영화는 온·오프라인으로 모두 공개됐다.
대형 극장체인을 설득하지 못한 소니 쪽은 인터넷 강자들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를 파트너로 확보했다. 영화는 구글의 ‘플레이’와 ‘유튜브 무비’,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비디오’, 또 소니가 자체 제작한 웹사이트(www.seetheinterview.com)에서 유료로 상영되고 있다. 48시간 동안 볼 수 있는 서비스가 5.99달러, 구매는 14.99달러다. 온라인이라 하더라도 현재는 미국 내에서만 관람이 가능하며, 조만간 캐나다 등 국외 판매도 검토하고 있다.
마이클 린턴 소니 픽처스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표현의 자유를 해치려는 사람들에 의해 회사와 직원들이 사이버 공격을 받은 상황에서 이 영화를 배포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가능한 많은 사람이 이 영화를 볼 수 있게 디지털 배포 방식을 택했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상영이 성사된 데는 지난해 초 북한을 방문한 바 있는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의 역할이 있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데이비드 드러먼드 구글 최고법무책임자는 성명에서 “우리는 일군의 사람들이 (그 내용이 아무리 어리석을지라도) 다른 나라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24일 미국 워싱턴에서 한 여성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암살을 다룬 코미디 영화 <인터뷰>를 구글 플레이 구매 페이지에서 보고 있다. 소니픽처스는 이 영화를 이날 온라인을 통해 공개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계약을 하기 전에 소니 쪽이 당한 해킹 수법을 자세히 검토한 결과 보안에 문제가 없다는 확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애플과 아마존은 소니 쪽의 요청을 거절했다.
한편, 북한은 이 영화의 온라인 배포 및 극장 상영에 반대하지만 ‘물리적 대응’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유엔 주재 북한 외교관이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김성 참사관은 이 영화에 대해 “우리의 주권과 최고지도자의 존엄에 대한 용서할 수 없는 조롱”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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