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있는 엘 카피탄 암벽 중 ‘새벽 직벽’ 코스를 보조장비 없이 맨손으로 오르는 프리 클라이밍 방식으로 오르는 데 성공한 토미 콜드웰과 케빈 조지슨 중 콜드웰이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높이 914m의 아찔한 ‘새벽 직벽’ 코스를 프리 클라이밍 방식으로 오르는 데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요세미티/AP 연합뉴스
미국 요세미티국립공원 ‘엘 카피탄’
저녁 시간 이용해 19일간 기어올라
저녁 시간 이용해 19일간 기어올라
미국 암벽등반가 2명이 요세미티국립공원에 있는 높이 약 3000피트(914m)의 ‘엘 캐피탠’ 수직 암벽을 맨손으로 기어오르는 데 성공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손가락 하나가 없다.
토미 콜드웰(36)과 케빈 조지슨(30)은 14일 미국 요세미티국립공원 안의 엘 캐피탠 암벽 중 가장 어려운 코스로 꼽히는 ‘새벽 직벽’을 19일 만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고 <시비에스>(CBS) 뉴스 등이 전했다. 등반가들이 1958년 엘 캐피탠에서 고리 못을 암벽에 박고 로프를 매달아 단계적으로 오르는 방법으로 첫 등반에 성공한 이후 여러 등반 코스가 개발되긴 했지만, 맨손으로 직벽 틈새를 붙잡고 오르는 ‘프리 클라이밍’ 방식으로 새벽 직벽 코스를 오르는 데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콜드웰과 조지슨은 지난 12월27일부터 이 직벽을 오르기 시작했다. 등반은 주로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는 저녁에 이뤄졌다. 낮에는 강한 햇빛 때문에 손에 땀이 나 미끄러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들은 추락사를 방지하려고 허리에 느슨하게 로프를 매달기는 했지만, 암벽 등반 자체는 맨손으로 해냈다. 잠은 암벽에 매달린 모양으로 설치된 텐트에서 잤다. 콜드웰은 2001년 집에서 전기톱을 사용하다가 실수로 왼손 집게손가락을 잃었지만, 새벽 직벽 코스를 오르겠다는 꿈은 포기하지 않았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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