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서 열화우라늄탄 사용 “인체에 치명적”
이라크에서 돌아온 미군 병사들이 열화우라늄탄에서 나온 방사능에 오염됐는지를 확인하는 정밀 검사가 처음으로 실시된다.
미국 코네티컷주와 루이지애나주 의회는 이라크에서 돌아온 주 방위군 병사들이 방사능 정밀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최근 통과시켰으며, 다른 18개주에서도 비슷한 조처를 추진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28일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열화우라늄탄이 인체에 치명적이라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며 기본적 검사조차 제대로 실시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003년 6개월 동안 뉴욕주 방위군으로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제라르 매튜는 <인디펜던트>와 인터뷰에서 자신은 편두통과 부종 등으로 고통을 겪었고 딸은 오른손 손가락이 2개만 있는 상태로 태어났다며, 이는 이라크에서 다뤘던 열화우라늄탄 때문이라고 말했다.
열화우라늄은 핵 무기나 연료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를 재처리한 중금속으로, 탱크나 장갑차 등을 뚫는 무기로 쓰인다. 우라늄 235를 포함하고 있으며 공격 목표와 충돌하는 순간 고열과 함께 미세한 방사능 먼지를 내뿜는다. 1991년 제1차 걸프전 당시 미군이 이를 사용한 것이 처음 알려졌고, 이후 이라크 민간인과 미군 병사들이 암과 백혈병, 기형아 출산 등 ‘걸프전 증후군’을 겪는다는 논란이 계속돼 왔다. 미군은 이번 이라크전에서도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했다고 시인한 바 있다.
1990년대에 미 국방부의 열화우라늄탄 연구에 참가했었던 두그 로크 박사는 “국방부가 부인하고 있지만 방사능 오염의 위험 없이 열화우라늄탄을 쓸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열화우라늄탄 사용은 전쟁범죄”라고 말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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