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F-35 구매 대폭 축소 방침
비용 많이 들고 성능 논란 탓 분석
비용 많이 들고 성능 논란 탓 분석
미국 해군이 차세대 전투기인 F-35의 구매 대수를 대폭 축소할 방침인 것으로 10일 밝혀졌다. 미군의 F-35 구매 축소는 판매 단가 상승으로 이어져, 한국 공군이 도입하기로 한 F-35 구매 비용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미 해군은 지난 2일 미 의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해군용인 F-35C 기종을 앞으로 5년간(2016~20년) 38대 구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올해 예산안에서 제시했던 같은 기간의 54대에서 16대나 축소한 것이다.
F-35는 스텔스 기능과 수직 이착륙 등의 기능을 탑재한 최첨단 전투기이지만, 그동안 중대한 설계 결함과 개발 비용 급증으로 많은 논란을 빚어왔다. 이 전투기는 동일한 기체를 기반으로 해 공군(F-35A)·해병대(F-35B)·해군(F-35C)에 각각 적합한 기종을 개발했는데, 해군용은 항공모함에서 사용하는 기종이다. 해군의 이번 결정은 미군에서 F-35 구매 계획을 축소한 첫번째 사례다.
미 해군의 이번 결정에는 F-35의 구매 및 운용에 소요되는 비용이 현재 기종보다 훨씬 많이 들어가는데다, 성능에 대한 논란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해군 쪽은 F-35 구매 축소의 원인에 대해 예산 제약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군사전문지 <에이비에이션 위크>는 전했다.
그러나 존 그리너트 미 해군참모총장은 지난주 워싱턴에서 한 연설에서 F-35의 스텔스 기능이 “과대평가됐을지 모른다”고 말해 성능 문제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너트 참모총장은 이 연설에서 차세대 전투기의 성능과 관련해 “이것이 너무 속도가 빨라서 열을 방출한다면 (적에 의해) 탐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국방전문지 <디펜스 뉴스>가 9일 보도했다.
미 항공산업 컨설팅업체 틸그룹의 리처드 아불라피아 부사장은 “F-35C에 대한 해군의 관망적 태도가 이번 구매 계획에서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해군은 F-35C가 해군 (항공모함) 전력의 핵심이 아닌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면서 해군의 F-35 총 구매 대수가 200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고 <디펜스 뉴스>는 전했다. 해군은 지금까지 F-35C 기종을 260대 구매할 방침을 밝혀왔다.
이와 관련해 F-35 통합타격전투기(JSF) 프로그램 사무국은 “이 프로그램에 대한 해군의 약속은 여전히 강하다”면서도 해군의 구매 축소분은 국외 판매를 통해 상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에이비에이션 위크>는 전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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