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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국, 30여개국 전산망에 감시장치 심어”

등록 2015-02-17 20:03수정 2015-02-23 22:17

미국 정보기관의 컴퓨터 바이러스 침투 국가들
미국 정보기관의 컴퓨터 바이러스 침투 국가들
NYT, 러 보안업체 폭로 보도
이란·러시아·중국 등 감염률 높아
인터넷 연결 안돼도 정보 전송
펌 웨어에 침투 컴퓨터 파괴 가능
기존 백신으로는 탐지·치료 못해
미국이 러시아·중국·이란·파키스탄 등 주요 감시국들의 컴퓨터와 네트워크에 영구적으로 작동 가능하고 탐지가 어려운 감시·파괴 장치를 심어놨다고 <뉴욕 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러시아 사이버보안회사인 카스페르스키 랩(한국법인은 ㈜한국카스퍼스키랩)이 16일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이 감시·파괴 장치를 심은 주체를 ‘이퀘이션(Equation) 그룹’이라고 명명했는데, 이는 미국 정보기관인 국가안보국(NSA)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카스페르스키 랩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사업을 하는 회사로 서방 국가들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 감시·파괴 장치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2008년 이란의 핵시설에 침투시켰던 ‘스턱스넷’ 컴퓨터 바이러스와 유사한 기술이다. 스턱스넷은 당시 이란 전체 원심분리기(우라늄 농축 장비)의 5분의 1가량을 파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장치는 컴퓨터의 운영시스템이 시작되기 전에 하드웨어를 준비시키는 장치인 ‘펌웨어’에 심어져 있었다. 이에 따라 이 장치는 컴퓨터를 파괴해 고철 덩어리로 만들 수 있으며, 기존의 바이러스 탐지 및 치료 소프트웨어로는 감지도 할 수 없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카스페르스키 랩의 코스틴 라이우 국장은 보고서에서 “바이러스가 펌웨어에 침입하면 그것은 영구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이것은 우리가 하드드라이브를 탐지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이 장치는 인터넷과 연결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작동이 가능해 정보기관의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신문은 외부 세계와 단절된 특정 컴퓨터나 네트워크에 특수 유에스비를 심어놓을 경우 이 유에스비에서 컴퓨터 내 정보를 저주파 무선 송신 방식으로 외부 세계에 내보내게 된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이런 방식은 국가안보국 용역 직원이었던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기밀문서에 포함돼 있던 내용”이라고 전했다.

카스페르스키 랩은 보고서에서 ‘이퀘이션 그룹’이 2001년 이후 30여개국의 컴퓨터·네트워크 수천 또는 수만개를 감염시켰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감염률이 높은 국가로 이란·러시아·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인도·중국·시리아·말리 등 8개국을 꼽았다. 이 중에서 핵연구소가 감염된 나라로는 이란 외에도 러시아·파키스탄·인도가 포함됐다. <뉴욕 타임스>는 “파키스탄과 러시아의 경우 미국이 매일 핵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곳”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경우엔 외교공관과 대학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레바논·아랍에미리트·카타르 등 중동 국가들과 리비아·알제리·예멘·이집트·케냐 등 아프리카 국가들은 감염률이 중간 수준인 국가들로 분류됐다. 미국은 감염률이 낮은 국가로 지목돼 있는데, 이슬람 학자들이 목표 대상이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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