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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정부 고위인사, ‘일본 편드는’ 미국 두둔 급급

등록 2015-04-09 20:15수정 2015-04-09 20:15

‘과거사 발언’ 비판보도에 불만
정부 고위 관계자가 8일(현지시각) 웬디 셔먼 국무부 정무차관 등 미국 관료들의 한-일 과거사 관련 발언에 대한 언론들의 비판적 보도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 고위 관계자는 이날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최근 미국 관료들의 발언을 한국 대미외교의 실패라고 지적하는 보도들에 대해 “열심히 하라는 지적으로 받아들인다”면서도 “기우가 지나치면 곤란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시기에 미국의 가장 중요한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한 얘기를, 본인이 의도하지 않고 그렇게 해석할 필요가 없는 발언을 필요 이상으로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한-미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특파원들 간담회 자리서
“카터·셔먼 보도, 본인의도와 달라
지나친 확대해석 국익 도움 안돼”
‘한국입장은 제대로 전달하나’ 우려

언론과 여론이 ‘과거사 문제로 민족주의 감정을 자극하지 말라’는 셔먼 차관의 발언이 한·중 지도자를 겨냥한 것이라고 해석한 데 대해 이 관계자는 “본인이 그런 의도로 말하지 않았다면서 그렇게 해석하는 데 놀랐다고 하는데 본인을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가는 게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셔먼 차관의 연설문 전문을 보면 그 문장이 하나 있었는데 꼭 그렇게 해석해야 하는지…”라며 “중국에서는 그런 기사가 한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동맹국이니까 그 해석을 조금 더 프렌들리하게(우호적으로) 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의 발언과 관련해서도 “카터 장관이 미래를 보면서 우리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한 건 한국 지도자들도 똑같이 얘기해온 것”이라며 “한-미 간 안보문제에 책임있는 사람의 얘기를 사사건건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서 문제 제기를 하면 본인한테 어떻게 느껴질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지난 6일 일본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의 희생자’로 표현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발언을 “긍정적 메시지”라고 평가한 데 대한 국내 언론의 비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러셀 차관보는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를 잊어선 안 된다고 두차례나 거론한 뒤 인신매매 관련 얘기를 했다”며 “그건 아베 총리에게 면죄부를 주려고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뜨거운 가슴을 가져야 하지만 공직자가 됐건 언론인이 됐건 아니면 사회에 공론을 만드는 자리에 있는 분들은 뜨거운 가슴에 더해서 차가운 머리를 가지고 행동할 때가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의 발언은 전반적으로 미국 관료들의 발언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하면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최근 잇따라 나오고 있는 미국 당국자들의 한-일 과거사 관련 발언의 실제 의도를 놓치고 제대로 비판하지 않게 되면 오히려 국익에 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될 수 있다. 또 한-일 과거사 갈등과 관련해 최근 미국의 일본 편들기가 점점 뚜렷해지는 상황 속에서 미국 쪽의 해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 채 우리의 입장을 미국 쪽에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낳게 한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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