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먼 핑글턴 칼럼니스트.
칼럼니스트 ‘포브스’에 기고
“일, 자동차·전자 분야 투자로
미 정치권에 돈 넣을 수 있어”
“일, 자동차·전자 분야 투자로
미 정치권에 돈 넣을 수 있어”
존 베이너 미국 하원의장이 오는 29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을 허용한 것은 돈 때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미국의 동아시아문제 칼럼니스트인 에이먼 핑글턴(67)은 19일 <포브스> 인터넷판에 실린 칼럼에서 이렇게 지적하면서 “지금 미국 의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돈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일본 만큼 워싱턴에 현금을 뿌릴 수 있는 나라는 없다”고 주장했다. 핑글턴은 <포브스>와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에서 에디터를 지냈으며, 27년간 일본 도쿄에서 동아시아 경제 관련 글을 써왔다.
핑글턴은 “외국인이 미국 정치를 후원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법이지만, 외국 회사들은 미국 내 자회사를 통해 합법적으로 미국 정치권에 돈을 넣을 수 있다”며 “‘주식회사 일본’은 자동차와 전자산업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미국 의회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독특한 위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베 총리에 대해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는 특혜를 받았지만, 1945년 이래 가장 이 연설을 할 자격이 없는 총리”라며 “악명이 높기로는 그의 외조부로 A급 전범이었던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가 유일한 경쟁자”라고 비판했다.
그는 “아베 총리는 위안부로 불리는 일본군 성노예를 일반 매춘부로 묘사했다”며 “그러나 1940년대 초 네덜란드 여성들이 일본군의 성노예를 강요당했다고 증언한 것을 포함해 산더미와 같은 증거가 이미 나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알기로는 심지어 일본의 열성 극우주의자들조차 이런 증거에 도전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핑글턴은 “이미 수십년 전에 아키히토 일왕을 비롯한 일본 지도자들이 일본의 잔혹행위를 분명히 사과하고 진심으로 용서를 구했다”며 “아베 총리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사과 안하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아베 총리는 오웰리언(전체주의자)과 같은 태도로 일제의 악행으로 고통을 겪은 아시아와 미국, 서유럽, 러시아의 수백만명을 모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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