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미래 위해 협력 촉구 뜻
에번 메데이로스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27일(현지시각) 한·일 과거사 갈등과 관련해 “역사는 역사가 되게 하라”고 말했다.
메데이로스 보좌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 클럽에서 내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미-일 정상회담을 사전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우리는 우방과 동맹들이 매우 건설적이고 솔직한 방법으로 과거사 문제를 다뤄나가기를 바라며, 동시에 치유를 하고 미래를 지향해 나가길 바란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 국가들이 건설적인 접근법을 취하고 역사가 역사가 되도록 하면 할수록, 이 지역이 더 잘 협력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일 양국이 더이상 과거사를 가지고 다투지 말고, 미래를 위해 협력해 나갈 것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메데이로스 보좌관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올해 과거사와 관련해 표명한 태도를 매우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해 주목된다. 그는 “아베 총리가 올해 중요하고 건설적인 성명을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1월 초에 2차 세계대전에 대해 매우 건설적인 성명을 냈다”고 말했다. 이는 아베 총리가 당시 “과거 전쟁에 대한 반성과 전후 평화국가로서의 행보,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세계를 위해 어떤 공헌을 해나갈 수 있을지를 지혜를 모아 새로운 담화에 담고 싶다”고 말한 것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메데이로스 보좌관의 이런 발언만 보면, 미국은 이미 아베 총리가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권고를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침략과 식민지배에 대한 사과, 위안부 문제에 대한 책임 인정을 거부하고 있는 아베 총리의 역사인식을 비판하는 한국 쪽의 인식과는 거리가 있다.
한편,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한·일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어느 정도 거론할지 예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우리는 분명히 이 문제를 의식하고 있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일부 동맹국들에 우선순위가 되고 있음을 의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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