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패집단 겨냥” 통렬한 풍자
최근 허리케인 피해 등 갖가지 악재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조지 부시 대통령을 비판하는 뮤지컬이 뉴욕 무대에 올랐다.
<부시는 나쁘다>는 제목으로 지난달 28일부터 공연을 시작한 이 뮤지컬의 부제는 ‘우울한 국가의 블루스에 대한 음악적 치료’이다. “부시 대통령과 그를 둘러싼 깡패 음모집단을 겨냥한 독설적이고 매우 정치적인 뮤지컬”임을 전면에 내세워 “정상적인 목소리에 귀를 틀어 막고 있는 부시 행정부에 화가 나고 좌절한 사람들에게 음악적 카타르시스를 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작품을 만든 죠슈아 로젠블룸은 <미스 사이공> 등을 통해 지휘자로서 그리고 피아니스트로서 이름을 날린 음악가이다. 그는 이 작품에서 정치적 비판의 무기로 경쾌한 음악을 선택했다. <오페라의 유령> 등에 출연한 마이클 맥코이 등이 등장한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부시 대통령은 6천2백만표를 얻었고, 경쟁자인 케리는 5천9백만표를 얻었다. 이를 두고 케리를 지지한 사람들이 왜 이렇게 형편없는 국가 지도자를 두고서도 가만히 있느냐며 답답함을 토로한 ‘어떻게 5900만명이 잠자코 있을 수 있는가’가 이 뮤지컬의 주요 삽입곡이다.
이밖에 동성연애자 권리에 극도로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부시 대통령을 꼬집은 ‘게이 어젠다’, 감세정책 등 일부 부자들만을 위한 정책을 펴는 것을 비판한 ‘엄청난 부자들을 위한 새로운 희망’ 등 삽입곡들을 통해 부시 대통령과 그의 정책을 비판한다.
그러나 이 뮤지컬은 ‘당연히’ 상업성을 인정받지 못해 42번가를 중심으로 한 브로드웨이에서 공연을 하지 못하고, 73번가 트라이애드 극장을 첫 무대로 잡았다. 이른바 ‘오프 브로드웨이’ 공연이다. 이달 27일까지 공연될 예정이지만, 아직 언론의 주목도 별로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사람들에게는 매우 재미있고 의미있는 작품으로 다가설 것 같다.
뉴욕/유영근 통신원 justsociety@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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