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명문 하버드 대학과 스탠퍼드 대학에 동시 진학했다는 미국 유학 여고생 김정윤(18)양의 주장에 대해, 하버드 대학본부의 공보담당자는 9일(현지시간) “김양 가족이 제시한 합격통지서는 위조(forgery)된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정윤양 가족 제공). 연합
하버드·스탠퍼드대 “한국 여고생 합격 사실 아니다”…거짓 들통
“모든 것이 다 제 잘못…앞으로 아이 잘 돌보며 조용히 살아갈 것”
“모든 것이 다 제 잘못…앞으로 아이 잘 돌보며 조용히 살아갈 것”
미국 하버드대학과 스탠퍼드대학의 동시 입학을 주장했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미국 고교 3학년생의 아버지 김아무개씨는 11일(현지시각)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큰 물의를 일으켜 진심으로 죄송하다. 관련된 모든 분들께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날 워싱턴특파원단에 전자우편으로 보낸 ‘가족 입장’ 글에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실제로 모든 것이 다 제 잘못이고 제 책임”이라며, 이번 일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그는 “그동안 아이가 얼마나 아프고 힘든 상태였는지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점, 오히려 아빠인 제가 아이의 아픔을 부추기고 더 크게 만든 점 마음속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앞으로 가족 모두 아이를 잘 치료하고 돌보는데 전력하면서 조용히 살아가겠다. 상황 파악이 끝나지 않아 일일이 설명드리지 못하는 점 용서해달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어떤 상황에서도 저에겐 세상에 둘도 없이 소중한 가족”이라며 “아이와 가족이 더 이상의 상처없이 치유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보도와 영상 촬영을 자제해주실 것을 언론인 분들께 간곡히 호소드린다. 다시 한번 머리숙여 사죄드린다”고 글을 맺었다. 김씨 가족은 최근 며칠간 언론사들의 취재 요청에 시달렸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씨 가족은 자신의 자녀가 지난해 말 하버드대에 조기 합격한 데 이어 올해 초 스탠퍼드대에서도 합격통지서를 받았다고 밝혀 국내 언론들 대부분이 이를 보도했다. 그러나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가 합격 사실이 없다고 확인하면서 오보로 판명돼, 언론들은 독자들에게 사과하는 소동을 빚었다. <한겨레>는 이 사례를 <미주 중앙일보>가 지난 2일 처음 보도할 당시, 이 사례가 우리 사회의 ‘미국 명문대 선호병’을 부추길 수 있다고 판단해 처음부터 다루지 않았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에 동시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던 ‘천재 한인소녀’는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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