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선관위·국세청 자료 분석
내년도 미국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이 모금한 선거자금의 절반 가량을 400개도 채 안되는 가문이 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선거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부자들의 잔치’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뉴욕 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각) 미국 연방 선거관리위원회와 국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선거자금 모금 경쟁 탓에 대선 후보들이 점점 더 소수의 최고 부자들에게 의존하고 있다며 “현대 시대에 이는 전례없는 일”이라고 보도했다. 선거 자금 모금 창구가 ‘슈퍼 부자’로 집중되는 현상은 후보들의 외곽 지원 조직인 이른바 ‘슈퍼팩’(정치활동위원회) 탓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미국 대법원은 지난해 슈퍼팩에 대한 개인의 선거자금 기부 제한을 폐지했으며, 2010년에는 슈퍼팩의 선거자금 지출을 무제한 허용해 과열 모금 경쟁의 길을 터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슈퍼팩’ 개인기부 제한 폐지뒤
후보들 ‘최고 부자’ 의존 심해져
4명이 1350만달러 기부하기도
젭 부시, 슈퍼팩으로 1억300만달러
그중 100만달러 이상 기부 ‘26명’
지미 카터 “무제한 정치적 뇌물” 비판 기부자 집중 현상은 특히 공화당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들이나 공화당 쪽 슈퍼팩이 지난 6월까지 모은 자금 가운데 절반 이상은 130개 가량의 가문이나 기업인들로부터 나왔다. 공화당 후보들 가운데 지지도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의 경우, 슈퍼팩을 통해 모금한 2천만달러 가운데 1350만달러를 4명의 거부들로부터 받았다. 위스코신의 억만장자 여성기업인이자 ‘노동조합의 적’으로 꼽히는 다이앤 헨드릭스, 우크라이나 출신의 뉴욕 투자가인 렌 블라바트니크 등이 그들이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의 슈퍼팩인 ‘컨서버티즈 솔루션’이 모금한 1600만달러 중에서 1250만달러도 4명의 거부들이 낸 것이다. 공화당 내 지지도 1,2위를 다투고 있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슈퍼팩을 통해 1억300만달러를 모았는데, 100만달러 이상 기부자가 26명에 이르렀다. 민주당 쪽은 그나마 쏠림 현상이 덜한 편이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슈퍼팩 ‘프라이어리티 유에스에이’을 통해 1500만달러를 모금했으며, 100만달러씩 기부한 사람은 9명뿐이었다. 신문은 “정치 분야에서 ‘빅 머니’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는 것은 미국의 부가 갈수록 집중되고 있는 현상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미국 대법원의 잇딴 판결로 (선거에 대한) 부자들의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지난 31일 한 독립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무제한의 정치적 뇌물이 대선 지명전이나 대선의 본질”이라며 미국에선 더 이상 민주주의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개탄했다. 한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지난 31일 세금 명세와 건강검진 결과를 전격 공개했다. 고액 강연료 논란과 국무장관 재임 시절 개인 이메일 사용 등으로 야기된 수세 국면을 돌파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클린턴 전 장관과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2007∼2014년 연방 정부와 주 정부에 낸 세금을 토대로 8년 동안 벌어들인 수입을 추정하면 약 1억4천만달러에 이른다. 강연료 수입의 경우 클린턴 전 장관이 2013년 한해에만 36차례 연설로 850만달러를 벌었으며, 클린턴 전 대통령도 같은 기간동안 41차례 연설로 1300만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클린턴 전 장관의 나이(67)와 관련해 건강문제가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도 “매우 건강하다”는 주치의 서한을 공개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후보들 ‘최고 부자’ 의존 심해져
4명이 1350만달러 기부하기도
젭 부시, 슈퍼팩으로 1억300만달러
그중 100만달러 이상 기부 ‘26명’
지미 카터 “무제한 정치적 뇌물” 비판 기부자 집중 현상은 특히 공화당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들이나 공화당 쪽 슈퍼팩이 지난 6월까지 모은 자금 가운데 절반 이상은 130개 가량의 가문이나 기업인들로부터 나왔다. 공화당 후보들 가운데 지지도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의 경우, 슈퍼팩을 통해 모금한 2천만달러 가운데 1350만달러를 4명의 거부들로부터 받았다. 위스코신의 억만장자 여성기업인이자 ‘노동조합의 적’으로 꼽히는 다이앤 헨드릭스, 우크라이나 출신의 뉴욕 투자가인 렌 블라바트니크 등이 그들이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의 슈퍼팩인 ‘컨서버티즈 솔루션’이 모금한 1600만달러 중에서 1250만달러도 4명의 거부들이 낸 것이다. 공화당 내 지지도 1,2위를 다투고 있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슈퍼팩을 통해 1억300만달러를 모았는데, 100만달러 이상 기부자가 26명에 이르렀다. 민주당 쪽은 그나마 쏠림 현상이 덜한 편이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슈퍼팩 ‘프라이어리티 유에스에이’을 통해 1500만달러를 모금했으며, 100만달러씩 기부한 사람은 9명뿐이었다. 신문은 “정치 분야에서 ‘빅 머니’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는 것은 미국의 부가 갈수록 집중되고 있는 현상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미국 대법원의 잇딴 판결로 (선거에 대한) 부자들의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지난 31일 한 독립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무제한의 정치적 뇌물이 대선 지명전이나 대선의 본질”이라며 미국에선 더 이상 민주주의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개탄했다. 한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지난 31일 세금 명세와 건강검진 결과를 전격 공개했다. 고액 강연료 논란과 국무장관 재임 시절 개인 이메일 사용 등으로 야기된 수세 국면을 돌파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클린턴 전 장관과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2007∼2014년 연방 정부와 주 정부에 낸 세금을 토대로 8년 동안 벌어들인 수입을 추정하면 약 1억4천만달러에 이른다. 강연료 수입의 경우 클린턴 전 장관이 2013년 한해에만 36차례 연설로 850만달러를 벌었으며, 클린턴 전 대통령도 같은 기간동안 41차례 연설로 1300만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클린턴 전 장관의 나이(67)와 관련해 건강문제가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도 “매우 건강하다”는 주치의 서한을 공개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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