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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과테말라 “허리케인 매몰 3천명”

등록 2005-10-10 19:30수정 2005-10-12 18:52

9일 과테말라의 수도 과테말라시티에서 100㎞ 떨어진 푸에르토 산 호세에서 홍수에 고립된 일 칠레 마을 주민들이 헬리콥터에서 떨어뜨리는 구호품을 받기 위해 모여들고 있다. 푸에르토 산 호세/AFP 연합
9일 과테말라의 수도 과테말라시티에서 100㎞ 떨어진 푸에르토 산 호세에서 홍수에 고립된 일 칠레 마을 주민들이 헬리콥터에서 떨어뜨리는 구호품을 받기 위해 모여들고 있다. 푸에르토 산 호세/AFP 연합
6m 진흙 뒤덮은 두 마을 통째 공동묘지 지정될듯
지난주 허리케인 스탠이 몰고온 중미지역의 홍수와 산사태 피해도 대재앙 양상을 띠고 있다. 사망자 수가 4천명을 넘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허리케인 스탠이 동반한 폭우는 수도 과테말라시티 서쪽 180㎞ 지점에 있는 파나바 마을을 너비 800m, 두께 4.5~6m의 진흙으로 뒤덮는 등 90여개 마을을 휩쓸었다. 특히 진흙더미에 파묻힌 파나바, 찬차 두 마을은 통째로 ‘공동묘지’로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9일 <에이피(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과테말라 정부 관리들은 애초 산사태로 인한 매몰자 수를 최대 1400명으로 추정했으나 3천명에 이를지도 모른다는 정보가 접수됐다고 밝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마야 원주민 거주지인 파나바 마을은 전체 가옥이 1500채에 주민 수가 4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바 마을이 속한 산티아고 아티틀란의 디에고 에스키나 시장은 이날 “파나바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지쳤다. 어디를 파야 하는지도 모른다. 공동묘지로 선언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구조대 대변인은 “비가 너무 많이 내려 발굴작업이 위험하다”며 “대원들의 목숨을 걸 수는 없어 구조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에두아르도 스테인 과테말라 부통령도 산사태로 매몰된 원주민 마을에서 주검을 수습하기 어려울 뿐더러 현재로선 신원확인도 불가능해 큰 의미가 없다며, 위생 문제를 고려해 집단 매몰지를 공동묘지로 선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확인된 과테말라 사망자 수는 파나바 마을에서 수거된 주검 77구를 포함해 600여명에 이른다. 과테말라 외에도 엘살바도르 71명, 멕시코 28명, 니카라과 11명 등의 사망자가 발생해 중미지역 전체로는 700여명을 웃돈다.

김학준 기자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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