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밖에서 수갑…학교는 정학 처분
미국 사회 ‘이슬람포비아’ 논란 속
오바마 “멋진 시계” 백악관 초청
구글·페북·나사 등도 응원 메시지
미국 사회 ‘이슬람포비아’ 논란 속
오바마 “멋진 시계” 백악관 초청
구글·페북·나사 등도 응원 메시지
미국에서 무슬림 소년이 직접 만든 시계를 학교에 가져갔다가 폭탄이라는 오해를 받고 경찰에 체포되는 일이 생겼다. 미국 사회의 ‘이슬람포비아’(이슬람 혐오증)를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논란이 커지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소년을 백악관에 초청한다고 밝히는 등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소년을 응원하는 메시지도 쏟아지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어빙시 맥아더 고등학교 신입생인 아흐메드 모하메드(14)는 지난 14일 자신이 만든 시계를 학교에 가져갔다가 수모를 겪었다. 수단 출신 이민자의 아들인 모하메드는 로봇과 발명에 관심이 많은 소년으로 시계를 기술 교사에게 먼저 보여줬다. 기술 교사는 멋지다고는 했지만 다른 선생님들에게 시계를 보여주지는 말라고 했다. 모하메드는 자신의 관심 분야를 교사들에게 알리고 싶어 시계를 가져간 것이었지만 반응이 좋지는 않았다. 그리고 영어 시간에 시계가 울리는 바람에 영어 교사가 시계를 봤는데, 영어 교사는 시계가 아니라 폭탄처럼 보인다고 생각해 교장에게 이를 알렸다. 교장은 경찰에 신고했고, 모하메드는 교실에서 불려나와 수갑까지 찬 채 경찰에 끌려갔다. 경찰은 이후 ‘혐의 없음’으로 모하메드를 풀어줬지만, 학교는 모하메드를 17일까지 정학 처분했다.
이 사건이 지역 신문 <댈러스 모닝 뉴스>를 통해 알려진 뒤, 16일 오바마 대통령은 트위터에 “멋진 시계네. 아흐메드. 백악관에 가지고 오렴”이라고 응원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페이스북에 “계속 (시계를) 만들렴”이라고 했다. 구글은 트위터에 “아흐메드, 이번주 구글 과학 축제에 오지 않을래”라고 초청했다. 모하메드는 체포 당시 미 항공우주국(NASA) 티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나사 화성 탐사팀 연구원도 트위터에 모하메드에게 연구실에 놀러 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17일까지 ‘나는 아흐메드와 함께하겠다’(#IStandWithAhmed)라고 해시태그를 단 글 80만건 이상이 트위터에 올라왔다. 하지만 지역 경찰청장은 “학교에 그런 물건을 가져와서는 안 된다”며 무슬림이기 때문에 체포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모하메드는 “백악관 초청은 받아들일 것이며, 학교는 다른 곳으로 전학을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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