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제니퍼 로런스.
영화 <헝거 게임>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제니퍼 로런스(25)가 동료배우 레나 던햄이 내는 인터넷 소식지 <레니>에 ‘나는 왜 남자 동료 스타들보다 돈을 덜 버는 것일까’라는 제목의 글을 실어, 남녀 배우 사이의 수입 불평등에 대한 경험 등을 털어놨다고 <뉴욕 타임스> 등이 13일 전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선 최근 공정임금법이 발효돼 남녀간 임금 격차를 당연시해온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부심하고 있다.
지난해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 때 소니 임직원 이메일이 해킹돼 소니가 할리우드 배우에게 준 출연료 등이 공개됐다. 이메일 내용에 따르면 <아메리카 허슬>에 출연했던 브래들리 쿠퍼, 제러미 레너 같은 남자배우들은 흥행 수익의 9%를 받기로 했지만, 이 영화에 함께 출연한 로런스와 또 다른 여배우 에이미 애덤스는 7%만 받기로 계약을 맺었다.
로런스는 “소니 해킹 사건이 일어나고 내가 다른 운좋은 사람들보다 얼마나 더 적게 받았는지 알았을 때, 나는 소니에 화가 나지 않았다.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 나는 너무 일찍 포기했기 때문에 협상자로서 실패했다. 나는 수백만달러를 두고 싸우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나는 까다롭거나 철부지로 보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남자배우들 출연료를 보고 알게 됐다. 남자들은 자신이 까다롭거나 버릇없게 보이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으며 협상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적었다.
로런스는 “나는 내 의견을 사랑스러운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방법을 찾으려 지나치게 노력했다. 그리고 여전히 호감을 받으려 애썼다”고 했다. “(남자 배우인) 제러미 레너, 크리스천 베일, 브래들리 쿠퍼는 모두 싸웠고 협상에서 많은 몫을 챙기는 데 성공했다. 내가 철부지로 보이지 않을까, 내 정당한 몫을 받지 못할까 걱정하는 사이, 그들(남자배우들)은 거칠고 전략적으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조언을 주위에서 받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포브스>에 따르면 로런스는 한해 동안(지난해 6월~올해 6월) 5200만달러(595억여원)를 벌어들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출연료 수입을 거둔 여배우에 올랐다. 그러나 남성 1위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8000만달러에는 한참 못 미친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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