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들 사망 애도하는 과정”
‘오바마 맨’으로 알려진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3개월가량의 장고 끝에 민주당 대선 경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경선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간의 ‘2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특히, 지지기반이 상당히 겹쳐 그의 출마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클린턴 전 장관이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부통령은 21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부인인 질 바이든이 지켜보는 가운데 연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5월 큰아들 사망 이후) 나와 가족이 애도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선거 운동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닫혔다”며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장남인 보 바이든은 지난 5월 뇌종양으로 숨졌다. 앞서, 바이든 부통령의 장남이 숨지기 전 아버지가 다시 대선에 도전하기를 원했다는 소식이 알려지고, 클린턴 전 장관이 이메일 스캔들로 지지율이 답보상태를 보이자 민주당 내부에서 ‘바이든 대안론’이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바이든 부통령의 공식적인 경선 출마 포기에 대해 <뉴욕 타임스>는 “보이지 않는 경선에서 바이든이 클린턴에게 패배했다”며 “장막 뒤 엘리트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경쟁에서 클린턴이 자신에 대한 주류의 반대자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바이든 부통령과 지지기반이 겹쳤던 중도층과 유색 유권자, 노년층 연합을 형성해 샌더스 의원의 핵심 지지층인 ‘진보적 백인층’에 맞설 수 있는 유리한 기회를 얻게 됐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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