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공식 서명…증원 가능성도
임무제한 없어…미국, 전쟁 깊은 수렁
임무제한 없어…미국, 전쟁 깊은 수렁
미국이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처음으로 시리아에 임무 제한이 없는 특수부대를 파견하기로 결정하면서, 미국이 전쟁의 수렁 속으로 더 깊숙이 빠져드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미국이 지난해 9월부터 시리아 공습을 단행한 이후, 지상군으로 분류될 수 있는 특수부대를 투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악관은 30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50명 안팎으로 구성된 소규모 특수부대를 시리아에 파병하는 방안에 공식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 특수부대는 조만간 쿠르드족이 장악한 시리아 북부지역에 투입되며, 일차적으로 현지의 쿠르드군과 아랍군을 지원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특수부대 활용 전략이 효과가 있을 경우 추가로 파병할 것이냐’는 질문에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증원 가능성을 열어놨다.
<뉴욕 타임스>는 시리아에 파병하는 미군 특수부대 규모가 작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 내부로 군을 투입하는 것에 대해 4년 동안이나 거부해왔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에 이어 또하나의 전쟁을 시작할 수 없다며 시리아 내전에도, 이슬람국가 격퇴에도 지상군을 투입하는 것만은 거부해왔다. 하지만, 이슬람국가 세력이 확대되고 미군의 현지 반군 훈련 프로그램이 효과가 없다는 사실 등이 드러나면서 국내외적으로 ‘미국의 더 많은 역할’을 요구받아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요르단과 레바논에도 추가적으로 군사지원을 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미국과 러시아, 이란,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등 17개국 외무장관과 유엔, 유럽연합은 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국제회의를 열고, 시리아 내전을 종식하기 위해 유엔의 감시 아래 총선과 대선을 치르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거취 등 핵심 쟁점과 관련해선 주요국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게다가 휴전이나 총선, 대선 일정 등이 제시되지 않았고, 무엇보다 회의에 초대받지 않은 아사드 대통령이나 반군 세력이 이에 동의할지도 불확실하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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