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우옌푸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가운데)이 5일 하노이 대통령궁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베트남을 국빈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영접하고 있다. 하노이/AP 연합뉴스
카터 미 국방, 남중국해서 항모 탑승
말레이 국방장관 동승 세력화 과시
시진핑, 미 동조 베트남 껴안기 행보
말레이 국방장관 동승 세력화 과시
시진핑, 미 동조 베트남 껴안기 행보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가 갈수록 거칠고 복잡해지고 있다. 무력시위가 이어지고, 세력 부풀리기를 위한 우군 만들기 경쟁도 불이 붙고 있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5일 남중국해를 항해하고 있는 핵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를 방문해, 남중국해 제해권이 미국에 있음을 안팎에 과시하는 ‘무력시위’를 벌였다. 카터 장관은 항공모함에서 기자들에게 “중국이 이곳(남중국해)에서 하고 있는 행동들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카터 장관의 항모 방문은 미 해군 구축함 래슨호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인공섬 12해리(22㎞) 안으로 진입하는 작전을 펼친 지 일주일 만이다. 앞서 카터 장관은 지난 4일 “루스벨트호가 현재 남중국해에 있으며, 이번 나의 방문은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정책에 대한 상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카터 장관의 이날 방문에는 히샴무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국방장관이 동행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말레이시아도 남중국해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당사국 가운데 하나지만, 베트남이나 필리핀과 달리 분쟁에 개입하는 것은 꺼려왔다. 따라서 말레이시아 국방장관의 동승은 남중국해 분쟁에서 미국의 우군이 하나 더 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항행의 자유를 핑계로 남중국해를 군사화하고, 나아가 다른 국가의 주권과 안보이익을 위협하는 도발행위에 반대한다”며 “미국이 관련 행위와 의도를 더욱 정정당당하고 투명하게 드러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이틀간의 일정으로 베트남을 방문해 경제협력 확대 등을 논의했다. 남중국해 분쟁에서 미국과 공동전선을 펴고 있는 베트남을 최소한 중립화시키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시 주석은 도착성명에서 “이번 방문이 양국의 전통적 우정을 공고히 하고 미래 발전의 밑그림을 그리며 두 나라의 포괄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워싱턴 베이징/이용인 성연철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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