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나이 반도 상공을 비행하다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 탑승객들을 추모하는 러시아 국가애도일인 2일 상트페테르부르크 외곽의 풀코포 공항 입구에서 행인들이 추락한 항공기 모형 앞에서 애도를 표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AP 연합뉴스
러시아 “자료 근거해 판단을” 불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집트 시나이 반도 상공에서의 러시아 여객기 추락사고에 대해 “폭탄 테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5일 시애틀 라디오 방송국인 <키로>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사고 원인을 아직 모른다”며 “하지만 비행기에 폭탄이 실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확정적 발표를 하기 전에 우리 조사관들과 정보부서원들한테 충분한 시간을 줄 것이다. 하지만 비행기에 폭탄이 실렸을 가능성은 확실히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폭탄 테러 가능성을 직접 이야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은 이집트 시나이 반도 유명 휴양지인 샤름엘셰이크에 남아 있는 영국 관광객들을 전세기를 투입해 5일부터 본국으로 귀환시키는데, 짐은 가져오지 못하게 했다고 <텔레그래프> 등이 전했다. 영국은 샤름엘셰이크 공항에서 누군가 러시아 비행기가 관광객 짐을 실을 때 몰래 폭탄을 끼워넣었다고 추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은 여행객들의 짐은 따로 화물 비행기를 투입해 가져올 예정이다.
러시아는 영국이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가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폭탄 테러 때문으로 기정 사실화하는 데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대통령실은 5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사고 원인은 공식 조사를 통해 수집된 자료에 근거해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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