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4살 중 부모와 동거 36%
대공황 직후 1940년과 비슷해져
남성 작년 43%…금융위기 원인
대공황 직후 1940년과 비슷해져
남성 작년 43%…금융위기 원인
부모와 동거하는 미국 젊은 여성의 비율이 1940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캥거루족’ 젊은 남성들의 비율도 거의 역대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퓨리서치센터가 미국 통계청 자료를 분석해 11일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2014년 기준으로 18~34살 미국 여성 중 부모나 친척집에 함께 사는 비율이 36.4%에 이르렀다. 이는 통계치를 이용할 수 있는 194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로, 대공항 직후인 1940년에는 같은 나이 여성 중 36.2%가 부모와 함께 살았다.
부모와 동거하는 젊은 여성 비율은 1940년 이후 경기가 좋아지면서 하락세를 보여, 1960년엔 20.4%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지난 수십년 동안 다시 완만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보고서 작성자인 리처드 프라이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통계적으로 말하면 현저한 유(U)자 형태로, (젊은 여성들의 가구형태가) 과거로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부모와 동거하는 젊은 남성의 비율도 거의 비슷한 유(U)자 형태를 보였으며, 지난해의 경우 42.8%를 기록해 최고치인 1940년의 47.5%에 거의 다가섰다.
퓨리서치센터는 젊은 여성들의 가구 형태가 달라진 것에 대해 “1940년대와는 이유가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학에 등록한 여성 숫자는 1940년보다 5배 이상 많으며, 대학생들은 학교에 다니지 않는 젊은 여성들보다 부모와 함께 살기를 더 원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또 평균 첫 결혼 연령이 1940년 21살에서 지난해엔 27살로 올라갔으며, 18~34살 여성 가운데 결혼 비율도 1940년엔 62%였지만 2013년엔 30%로 크게 떨어졌다. 성별에 상관없이 젊은이들의 캥거루족 현상이 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2008년 금융위기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센터는 “노동시장이 회복되고 있지만 (부모 동거) 추세를 바꿔놓지는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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