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미국 캘리포니아 주 남부 로스앤젤레스 근교 샌버나디노의 발달장애인 복지·재활시설의 항공사진. 목격자들은 현지 TV 속보에서 소총으로 무장하고 방탄조끼를 입고 복면을 쓴 총격범들이 건물에 들어와 사무실에서 총을 난사했다고 전했다. 사진 연합뉴스
군사복장한 괴한 3명 범행 뒤 도주
경찰과 추격 중 용의자 1명 사망
경찰과 추격 중 용의자 1명 사망
미국 캘리포니아 샌버나디노의 한 발달장애 복지시설에서 3일 군사복장을 한 3명의 괴한들이 총기를 난사해 최소 14명이 숨지고 17명 이상이 부상했다. 범인들은 범행 뒤 차량을 타고 도주하다가 추격을 하던 경찰에 의해 2명이 사살됐다. 1명은 체포됐다.
파리 테러 이후 테러 경계를 펼치던 미국은 이번 대형 테러 사건이 이슬람주의 무장세력과 연관이 있는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범인이 3명인 것으로 보아, 조직적인 테러로 추정된다. 장애인 시설을 공격을 한 것으로 보아서, 최근 미국에서 빈발하는 백인우월주의 세력과 연관도 의심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사건 뒤 즉각 총기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해, 이 사건으로 다시 미국에서는 총기 규제 강화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샌버나디노의 경찰서장 재러드 버구안은 범인들이 권총이 아닌 장총을 소지한 것을 지적하며 “그들은 마치 임무 수행인 것처럼 자신들이 하려는 것을 준비하고 왔다”고 범행을 설명했다. 버구안 서장은 또 이들이 권총도 소지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사건이 일어난 곳은 로스앤젤레스 동쪽 100km정도에 위치한 샌버나디노의 발달장애 복지 시설인 ‘인랜드 리저널 센터’이다. 범인들은 샌버나디노 카운티의 보건국이 행사를 갖던 이 건물의 회의구역에 난입해 총기를 난사한 뒤 검은 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을 타고 달아났다. 범인들이 총을 난사하자, 사람들은 사무실로 흩어져 숨을 숨겼다고 이 센터의 책임자 메이버스 필드는 전했다.
사건이 일어난지 4시간만에, 경찰은 이 도시의 한 주거 지역에서 범인들이 탄 것으로 추측되는 검은핵 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을 향해 총격전을 벌였다. 이 차량은 창문 등이 총탄을 맞아 파손된채 경찰들에 의해 포위되어 수색을 받았다. 범인 중 1명의 남성과 1명의 여성은 사살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범인 1명은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범인들이 총기를 난사한 사건 현장에서는 폭발물이 발견됐으며, 경찰 폭탄제거반들이 작업중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연방수사국은 이 총격 사건이 ‘테러리즘’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들은 이 사건이 국내 테러 세력과 연관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비시>도 “이슬람주의 스타일의 테러 공격이라는 어떠한 직접적 증거도 현재로서는 없다”며 “오히려 미국 내의 국내 자생 테러분자들의 공격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사건 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시비에스>(CBS)에 더 강력한 신분 조사 등 엄격한 총기 관련법이 미국을 더 안전하게 할 것이다고 총기 규제 강화를 주장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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