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잠금해제 FBI요구 관련
구글·MS 등 의견서 제출키로
“계산기시대 법률 적용 시대착오”
구글·MS 등 의견서 제출키로
“계산기시대 법률 적용 시대착오”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아이폰 잠금해제 요구를 거부하며 법정 투쟁에 나선 애플을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돕겠다고 나섰다.
<월스트리트 저널> 등 미국 언론들은 구글과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애플을 지지하는 법정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25일 보도했다. 법정의견서는 소송과 무관한 제3자가 법원의 판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제출하는 서류다.
애플은 25일 연방법원에 캘리포니아 샌버나디노 총기 테러범이 사용하던 아이폰을 잠금해제해달라는 연방수사국의 요청에 협조하라는 치안판사의 명령을 취소해달라는 신청을 냈다. “국가 안보”를 내세운 연방수사국과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 위험한 선례를 남기면 안된다”는 애플의 대립이 정식으로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게 됐는데, 미국 대형 정보기술 업체들이 애플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브래드 스미스 사장은 이날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애플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며 “(일종의 탄원서인) 법정 조언자(friend of the court)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스미스 사장은 “법무부가 애플 사건에서 적용하려고 하는 법률은 1911년 만든 법이다. 계산기가 판매되기 시작한 게 1912년이다”며 “법원은 21세기 기술과 관련된 문제를 계산기 시대에 제정된 법률로 풀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2일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는 애플의 주장에 공감한다며 “보안 장치를 풀기 위해 뒷문을 만들기를 요구하는 게 안보 강화에 효과적인 일도 옳은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다음주 법정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로이터> 통신은 트위터도 애플 지지를 위한 법정 의견서 제출에 동참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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