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 샌더스 지지 아시아인 모임’ 대표 이원술씨
‘버니 샌더스 지지 아시아인 모임’ 대표 이원술씨
“진보가 없었으면 마틴 루서 킹 목사도 없었습니다. 진보가 있었기에 그나마 미국이 이만큼 앞선 나라가 된 것 아니겠습니까?”
지난 27일(현지시각) 오후 미국 워싱턴 근처의 버지니아주 폴스처치에 위치한 에덴센터에서 열린, 버니 샌더스(상원의원)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의 ‘아시아인 지지 모임’에서 만난 이원술(63·미국명 데이비드 리)씨는 이렇게 강조했다.
이씨는 버지니아에서 한인을 중심으로 ‘버니 샌더스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모임’(버사모)을 이끌고 있다. 1984년 유학을 왔다가 미국에 정착한 그는, 굵직한 회계법인에 근무하다 20년 전 회계 사무실을 개업해 운영하고 있다.
이날 부인과 함께 참가한 이씨는 지금까지 정치적 활동이나 정치단체에서 선거운동을 해본 적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중산층에 깊은 애정을 표시한 샌더스 후보의 연설을 보고 가슴이 뛰었다고 했다. 그는 “빌 클린턴 대통령이 중산층을 위해 정치를 하겠다고 했는데 나중에 뚜껑을 열어보니 부자를 위해서만 정책을 편 것으로 드러나지 않았느냐”며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말바꾸기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집 근처에 샌더스 후보의 버지니아 선거사무실이 차려질 때부터 샌더스 후보 쪽을 도와주기 시작했다며 “내친김에 지난 13일 버지니아에 사는 샌더스 지지 한인들을 중심으로 버사모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버사모에는 한인 3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데 대학생이나 고등학생도 꽤 있다”고 그는 전했다.
버지니아는 3월1일 ‘슈퍼 화요일’ 경선이 치러지는 민주당 11개 경선 주 가운데 하나이며, 현재 여론조사에선 힐러리 후보가 샌더스 후보를 앞지르고 있다. 이씨는 “클린턴은 ‘퍼스트레이디’ 때부터 30년 가까이 정치를 해서 한인들 사이에서도 샌더스에 비해 인지도가 높다”며 “하지만 클린턴이 대통령이 되면 (국무장관 시절 개인 전자우편을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는) ‘이메일 스캔들’로 나라(미국)의 진을 빼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지지모임 행사는 한국계인 애너벨 박 등이 주도적으로 조직했으며, 서혁교·심영주씨 등이 도왔다. 그밖에도 중국, 인도, 베트남, 네팔 출신 아시아인 40여명이 참석해 1시간여 동안 각국 전통춤을 선보이거나 노래를 부르며 샌더스 후보를 응원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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