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1일(현지시각) 각각 11개 주에서 치러진 ‘슈퍼 화요일’ 대선 경선에서 큰 격차로 승리했다. 두 후보는 3월 말께 반환점을 지나는 경선 길목의 최대 승부처에서 승리함으로써 양당의 대선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다.
2일 개표 결과를 종합하면, 민주당에선 클린턴 전 장관이 11개 주 가운데 7곳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특히 대의원이 많이 걸려 있고 흑인과 히스패닉 등 소수인종 유권자들이 많은 텍사스, 조지아, 버지니아 등에서 샌더스 의원을 29~43%포인트로 크게 따돌렸다. 클린턴은 진보 성향이 강한 백인 유권자가 많은 매사추세츠에서도 97%의 개표가 완료된 시점에서 50.3% 대 48.5%로 1.8%포인트가량 샌더스를 앞서고 있다.
공화당에선 트럼프가 11개 주 가운데 7곳에서 승리했다. 트럼프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이긴 텍사스를 제외하곤 조지아, 테네시 등 대형 주 위주로 승리를 거머쥐어 대의원 확보 경쟁에서 훌쩍 앞서나가게 됐다. 또 공화당 지지자들 가운데서도 보수 성향이 강한 남부의 주들과 중도 성향이 강한 매사추세츠와 버몬트에서까지 승리해, 이념 성향과 상관없는 탄탄한 지지기반을 과시했다.
크루즈는 자신의 지역구인 텍사스와 보수 성향이 강한 오클라호마, 알래스카 등 3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중부의 미네소타 한곳에서만 승리해 체면치레를 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루비오를 중심으로 ‘반트럼프 전선’을 구축하려던 공화당 주류의 전략은 난관에 부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 타임스> 등 미국 주류 언론들은 클린턴과 트럼프가 이번 슈퍼 화요일에서 승기를 잡으면서 두 후보가 본선 경쟁에 나갈 확률이 높다고 예상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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